(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공개를 계기로 전자업계에서 휘어지는 디스플레이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국내 화학업체들도 관련 소재시장을 놓고 주도권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9'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LG전자가 'CES 2019'에서 롤러블 TV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폴더블 스마트폰과 롤러블 TV는 모두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에 핵심소재인 투명 폴리이미드(PI) 필름에 대한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글로벌 폴더블폰 판매량이 오는 2022년 5천1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투명 PI필름 시장도 동반 성장세가 기대된다.

이에 따라 화학기업들도 PI필름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C,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업체는 물론 일본의 스미토모화학 등 해외 업체가 맞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기술력과 양산능력을 모두 확보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가장 큰 수혜주로 부상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자체 투명 PI필름인 'CPI'라는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연산 100만㎡ 수준의 CPI 양산설비도 완공했다.

CPI는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에 적용되지 않았으나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글로벌 업체들과 접촉에 나선 만큼 주도권을 잡는 데 유리한 입장이란 업계의 평가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단독으로 CPI 양산설비를 갖춘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유리한 상황"이라며 "전방수요 증가에 따른 CPI 채택률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C도 투명 PI필름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오는 7월 생산라인을 완공한 뒤 10월부터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SKC와 코오롱이 지난 2008년 합작 설립한 SKC코오롱PI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베이스필름을 제작한다. 앞으로 폴더블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납품처 또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SK이노베이션은 CES 2019에서 자체 개발한 투명 PI필름 'FCW'를 선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올 하반기 상업가동을 목표로 FCW 양산 공장을 짓고 있다. 당시 약 400억원의 투자를 결정한 데 이어, 2공장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완공될 예정인 데모 플랜트를 통해 최근 늘어난 수요에 우전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생산되는 시제품은 중국 대형 디스플레이업체 중심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LG화학은 현재 투명 PI필름 관련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투명 PI필름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출한다면 경쟁은 가열되겠지만, LG그룹 계열사인 만큼 LG디스플레이 등에 안정적인 수요를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mj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