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초고액 자산가 고객을 보유한 삼성증권은 초대형 IB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국내 투자자의 해외 자산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증권은 앞으로 해외투자 패러다임의 대변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글로벌 금융시장을 주름잡던 일본 '와타나베 부인'처럼 해외 시장을 종횡무진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삼성증권은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2019년을 자산관리 글로벌화의 원년으로 삼고 투자 수출로 전국민이 부자 되는 '해외투자 2.0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선언했다.

한미 금리 역전현상 장기화가 전망되면서 고수익 추구형 투자자들로 한정됐던 해외주식 일변도의 해외투자가 국내대비 상대적 고금리를 추구하는 일반 투자자들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삼성증권의 전략을 뒷받침한다.

삼성증권은 "자산관리의 글로벌화를 목표로 본격적인 고객이 지금까지의 해외주식 투자를 경험하는 단계를 넘어 달러채권, 대안상품 등 금리형 해외자산이 포함된 글로벌 포트 폴리오로 폭넓게 투자하는 자산관리의 글로벌화가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국형 헤지펀드에 PBS(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서 삼성증권은 2018년말 기준 점유율 25.6%로 1위를 차지했다.

2011년말 도입된 한국형 헤지펀드는 2015년말 전체 설정액이 3조4천억원에 불과했지만 이후 해마다 2배씩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18년에도 2017년말 12조5천억원 규모였던 설정액이 24조3천억원으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인수 금융분야도 눈에 띄게 성장했다.

삼성증권은 2014년 인수금융 업무를 시작한 후 총 38건의 딜에 참여했다. 이 중 30건을 주선하면서 인수금융 분야에서 급속도로 몸집을 키웠다. 삼성증권이 참여한 누적 인수금융 및 리파이낸싱 총 규모와 주선 규모는 각각 18조원, 2조6천억원에 달한다.

2017년부터 법인컨설팅팀을 중심으로 본사와 협업해 IB-WM 연계 서비스도 하고 있다. 법인자산유치와 맞춤형 상품 설계, 재무 컨설팅을 기반으로 IB와 연계한 IPO, 자금조달을 망라한 토탈 솔루션을 제공한다.

지난해 삼성증권이 맡은 50건의 IPO딜 중 27건이 연계영업을 통해 수임한 것으로 이는 새로운 서비스 자산관리 부문으로 자리를 잡았다.

물론 초대형 IB의 길은 그리 순탄치는 않았다.

초대형 IB 추진 이후 시가 총액이 제일 컸던 증권사였음에도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 NH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합병 등으로 순위가 밀렸다.

2017년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으로, 지난해에는 배당사고 이슈에 발행어음 인가에 발목이 잡혔다.

그럼에도 삼성증권은 2011년 12월7일에 4천80억원, 2017년 3월27일에 3천383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꾸준히 체력을 다져왔다. 2011년 3분기 2조8천64억원이던 자기자본은 2018년말 기준 4조6천억원으로 급증했다.

증권업계에서 삼성증권은 과거 대형 증권사임에도 보수적인 운용방침을 유지해 온 점이 한계로 꼽혔다.

그러나 향후 수익원이 다각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삼성증권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보수적인 방침으로 증시 상승에도 이익증가세가 크지 않다는 점이었다"며 "타증권사와 달리 자기자본투자(PI) 주식운용부서가 없었으나 지난해 12월부터 PI주식 운용팀이 신설됐고, IB인력도 작년대비 20% 이상 확충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액자산가 중심의 자산관리에서 벗어나 수익원이 PI, IB로 점차 다각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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