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국내 수출의 성장동력인 반도체가 고전하고 있다. 수출은 계속해서 악화되고, 가격 전망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25일 관세청과 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27.1% 감소하면서, 주요 수출품목 중에서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반도체는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수출액이 27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감소 폭 역시 12월 8.3%에서 더 위축됐다.

이는 반도체 가격 강세를 이끌어온 수급 불균형이 해소됐고,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주요 수요처들이 재고 소진에 일단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미 반도체 업계에서는 PC D램 가격이 1분기 중으로 지난 분기에 비해서 25%, 서버 D램은 30%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인 디램익스체인지도 최근 보고서에서 2분기에는 1분기보다 D램 가격이 15% 내릴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디램익스체인지는 "1분기에도 비수기 영향과 높은 재고 상태 때문에 수요는 계속해서 전분기보다 부진할 것"이라며 "D램 제품은 전 품목에 걸쳐 이미 1월보다 15% 내렸고, 이런 내림세는 2월과 3월에도 계속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전망 역시 그리 밝지는 않다.

신규 수요처가 그리 눈에 띄지 않고 재고 조정 역시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반도체무역통계(WSTS)는 올해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보다 3% 줄어든 4천545억 달러, 한화로 약 511조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아시아와 미국, 유럽에서 반도체 성장이 악화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전망이다. 메모리의 경우 14.2%, 다른 제품 등의 경우 한 자릿수대로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디램익스체인지는 "5G나 인공지능 사물인터넷(AIoT), 자동화 가전 등의 수요가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발달 초기 단계다"며 "2019년까지는 D램 수요에 별다른 영향을 주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시장이 기대하는 것처럼 하반기에 반도체 업황이 반등할 것인지에 대한 가시성은 그다지 높지 않은 상황이다"며 "반도체 월별 수출의 저점은 고점의 50%가량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제조업체들의 공급 관리와 수요처들의 주문 재개 등으로 가격이 다소 반등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부터는 재고가 감소하고 반도체 가격 하락 폭이 줄어드는 등 업황이 바닥을 칠 것이라는 신호가 기대된다"며 "PC와 스마트폰의 계절적 수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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