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 주택 임대차시장의 분위기가 불안하다. 월세는 성수기를 앞두고 상승세를 재개했으나 전세시장은 역전세난 우려가 가중됐다. 자본을 충분히 모으지 못한 청년층의 주거안정이 상대적으로 더욱 취약해질 위기다.

25일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평균 월세(종합주택 유형 기준)는 95만3천원으로 집계됐다. 이전까지 3개월 연속 92만9천원에서 보합이다가 새해 들어 상승세를 재개했다. 전년 같은 달보다는 2.3% 올랐다.





서울의 전·월세전환율(보증금 대비 월세 비율)은 작년에 5.4%까지 높아졌다가 연말에 5.2%로 하락했다. 최근 서울의 전셋값이 동남권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하면서 월세가 크게 뛸 이유가 없어졌다. 그럼에도 월세는 쉽게 떨어지지 않은 셈이다.

이사철을 앞두고 월세를 올린 임차인이 늘었거나 보증금을 낮추더라도 월세를 높인 계약이 확대한 모습이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다주택자의 세부담이 늘어났고 저금리 속에서 투자처도 마땅하지 않아 월세를 더 많이 받으려는 임차인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아파트는 물량 급증과 갭투자의 영향으로 전셋값 하락에 경쟁이 붙었지만, 1인 가구 증가 속에 공실이 많지 않은 곳의 월세는 하방 경직성이 강한 상태다"고 설명했다.

청년층이 주로 찾는 원룸의 전·월세전환율은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돈다.

부동산 O2O 플랫폼 '다방이 조사한 서울의 원룸 전·월세전환율은 지난달 10.8%를 나타냈다. 서울에서 12개 자치구가 전·월세전환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이고 그나마 주요 대학가는 5.4~8.0% 범위에서 전·월세전환율이 형성됐다.

원룸이 적은 아파트촌이나 직장·주거 근접의 이점이 있는 지역은 원룸의 전·월세전환율이 평균을 크게 웃돈다. 자기자본이 많지 않은 청년층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주거비용을 치르는 셈이다.

주거환경이 비슷한 오피스텔 전세 등으로 옮기면 아파트만큼 불안한 역전세 위기에 노출될 수 있다. 서울의 오피스텔의 전셋값도 2개월 연속 하락세기 때문이다.

다만, 소득이 있는 청년층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주거 부담이 낮아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최성현 직방 매니저는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서울은 작년 최저임금 대비 원·투룸 월세가 25% 이하로 낮아졌다"며 "최저임금 인상이 원·투룸 월세 부담이 서울과 수도권의 임대료 과부담에서 점차 벗어나게 해주고 신축 주택으로 이전하면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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