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금융시장의 '큰 손'인 연기금의 주식투자에 미칠 영향에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 13일 코스피지수가 2,000선 위로 올라선 이후 매수와 매도를 오가며 국내 주식투자와 관련해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달 15일부터 19일까진 3거래일 연속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코스피를 2,200선 위로 끌어 올렸지만, 이후 20일과 21일, 25일엔 주식을 내다 팔면서 고점 매도 타이밍을 찾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일부 연기금과 공제회가 올해 들어 국내 주식투자를 늘리거나 숏(매도) 포지션을 푸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대세 상승 인식에 기반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진 않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2번째 정상회담이 구체적인 성과를 낼 경우 연기금이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에 좀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공산이 크다.

미중 무역협상에 진전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긍정적인 소식까지 전해지면 국내는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에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연기금 운용역은 "작년에 주식운용성과가 악화하면서 전체 자산운용수익률이 하락했다"며 "주식 쪽 수익률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올해 운용 사이드 전반의 성적을 결정할 핵심 요인이라는 데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금의 주식투자 규모는 무역과 관련한 미중 갈등, 북핵과 관련한 북미 갈등 등 대외 위험 요인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수록 늘어나면서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북미 정상회담 결과가 부정적일 경우 시장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하면서 연기금이 주식을 내다 파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크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가 2,200선 위에 안착하는 등 모처럼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며 "북미 정상회담은 시장이 추가 상승 동력을 얻을지를 결정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할 정도의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부정적인 소식이 들려온다면 코스피는 당분간 박스권에 머물거나 아래쪽 방향성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2.06포인트(0.09%) 오른 2,232.56으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작년 10월 8일(2,253.83) 이후 약 넉 달 반 만의 최고치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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