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조선사가 연초부터 잇따라 수주에 성공하고 있지만, 여전히 조선산업을 바라보는 투자자의 부정적 시선으로 자금조달은 '사모' 구조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6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전날 금리 연 3.9%로 1천100억원 규모의 사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앞서 지난달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도 연 4.6%의 금리로 1천100억원의 사모 회사채를 찍었다.

두 회사의 신용등급은 각각 'A-', 'BBB+'로서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개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공모' 방식을 채택할 수 있지만 사모를 선택했다.

경쟁사인 삼성중공업도 마찬가지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일 500억원의 사모 회사채를 연 4.2%의 금리로 발행했다.

이들이 투자자를 미리 확정하고 발행하는 사모 방식을 택한 것은 조선업에 대한 투자자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아서다.

최근 액화천연가스(LNG)선을 중심으로 수주 낭보가 이어지고 있으나 앞으로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지, 수익성은 좋을지에 대한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 조선 3사가 발행한 사모 회사채의 만기는 길지 않다. 현대중공업은 2년 9개월, 현대삼호중공업 2년, 삼성중공업 1년 6개월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 2012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도 공모 방식으로 만기를 3년, 5년 등으로 다변화해 발행한 것을 고려하면 자금조달형태가 완전히 변한 셈이다. 삼성중공업도 비슷하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투자하기는 어렵고, 단기에 고금리를 선호하는 리테일 수요가 대부분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가 수요예측에서 투자자의 외면을 받으면 그 나름대로 조선업에 대한 불안심리를 조성하는 '평판 리스크'에 직면하게 된다"면서 "현재 시점에서는 사모로 발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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