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LG전자가 올해 스마트폰에서 적자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다른 경쟁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기술 혁신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첫 번째로 내놓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가 이미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은 타사 제품과 외형적으로 유사하다는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26일 IT업계 등에 따르면, LG전자가 'MWC19 바르셀로나'에서 출시한 V50 모델을 두고 과거 출시된 타사 제품을 연상시킨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LG전자는 듀얼 디스플레이 장착이 가능한 제품으로 V50 모델(사진 왼쪽)을 내놓았으나, 일부 소비자들은 지난해 출시됐다가 대표적인 실패 케이스로 인식되는 중국 ZTE사의 '액손M' 스마트폰(사진 오른쪽)과 닮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액손M은 출시 당시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지만 두 개의 화면을 별도 쓸 수 있는 장점 외에 가격이 비싸고 휴대성이 떨어져 결국 현재는 거의 팔리지 않는 기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LG전자가 5G 스마트폰의 전략폰으로 상반기 출시하는 V50 모델은 듀얼 스크린을 포함할 경우 150만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배터리 소모가 크고 두 개의 디스플레이 사이에 이음새가 불가피한 듀얼 디스플레이는 '액손M'에서 시장으로부터 평가가 끝났다는 진단까지 받은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듀얼 폴더블폰의 완성도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LG전자는 디스플레이 폼팩터(구조화된 형태)를 과거로 되돌리고 있다는 촌평을 내뱉기도 한다.

물론 LG전자는 기존에 나왔던 듀얼 디스플레이 폰과 달리 이번 제품은 탈부착이 가능하고 5G에 특화된 기술이 적용됐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차이가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LG전자의 전략적인 선택은 초기 폴더블폰 시장의 수요 부진에 대한 내부적인 판단 등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사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 시장의 수요가 그만큼 뒷받침되느냐를 봤을 때 아직은 시기상조라 할 수 있다"며"이런 이유로 폴더블폰을 올해 LG전자의 초기 라인업에서 뺐다"고 전했다.

오히려, LG전자는 올해 MWC에서 Q60, K50, K40 등 스펙이 크게 높아진 고기능성 중저가폰을 발표하며 실리를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저가폰 모델에서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보다 먼저 노치 디스플레이보다 더 진일보한 '물방울 노치' 디자인을 적용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흘러나오는 등 LG전자는 중저가폰 공략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해 MC 부분의 적자 폭이 분기가 지날수록 늘어나며 연간 7천89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는 전년동기 7천370억원보다 심화한 것이다.

지난해 MC 부문의 매출은 8조500억원이었다. 지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10조원을 넘기지 못했다.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를 통해 금액 기준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1.9%까지 하락했다고 밝힌 바 있다

어규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내놓은 듀얼 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은 폴더블 대비 가성비 측면에서는 유리하지만, 기술적인 완성도가 낮은 폼팩터 우려감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MWC에서 폴더블을 출시한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브랜드 이미지는 좋아졌지만, 기타업체는 악화됐다"며 "향후 스마트폰의 생존 여부는 폴더블 출시 여부와 직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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