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물가 상승세가 유지되지 않는 상황이면 추가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구로다 총재는 23일 공개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월 공표된 경제·물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도 물가상승률은 1%대 중반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최근 (기업의 제품) 판매가격 인상 움직임이 폭넓게 나타나고 있고 설비투자 계획도 적극적이어서 향후 전망은 긍정적이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 호조와 타이트한 노동시장 수급에 비해 임금과 물가 상승이 더딘 것처럼 보이지만 일본 경제는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로다 총재는 "2%의 물가목표 달성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구로다 총재는 현재 대규모 금융완화를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 악화시 추가 완화책을 꺼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물가 상승 모멘텀이 유지되지 않는 상황이면 당연히 추가완화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네 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0.1%인 단기 정책금리 인하, 현행 '0% 정도'인 장기금리 목표치 하향조정, 국채 혹은 그 외 자산 매입 확대, 본원통화(일본은행이 시중에 공급하는 자금량) 증가 가속화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만 구로다 총재는 추가 완화시 경제·금융 상황에 가장 적절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로다 총재는 2%의 물가목표가 국제 표준이라며, 해당 기준을 변경할 생각이 없음을 시사했다.

그는 "선진국 중앙은행은 거의 (물가목표치로) 2%를 채택하고 있다"며 "일본은행이 1%나 0%로 목표치를 바꾸면 중장기적으로 엔화 강세 압력이 가해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구로다 총재는 글로벌 경제와 관련해 미국은 호조를 보일 것이며, 중국도 탄력적인 재정·금융정책에 힘입어 큰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가 비교적 순조롭게 확대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유럽 상황은 약간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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