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SK E&S가 자회사 지분매각으로 유입된 현금 대부분을 배당에 사용하기로 한 가운데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이 SK E&S에 엇갈린 신용등급 전망을 부여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 E&S는 2018년 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1만4천472원을 책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6천715억원이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대비 153%에 이른다. 앞서 지난 5년간 70~80% 수준을 유지한 배당성향과 비교하면 두 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SK E&S는 올해 1월 파주에너지서비스 지분 49%를 8천967억원에 매각 완료했으며, 이 매각대금을 배당액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 S&P·무디스, SK E&S 등급 전망 하향…'차입 축소보다 배당'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SK E&S의 2018년 배당 확대는 SK E&S의 주주환원 정책이 예상보다 훨씬 공격적으로 변했다"면서 "작년 배당금 총액은 S&P의 기존 추정치인 2천700억원과 최근 몇 년 동안의 연간 배당금인 1천억~3천억원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SK E&S의 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S&P는 "SK E&S가 현금수입 대부분을 차입금 감축이 아닌 배당금 지급에 사용할 예정"이라며 "SK E&S의 EBITDA(상각전영업이익) 대비 차입금 비율이 향후 2년 동안 등급 하향의 전제조건인 4배 수준을 유지하거나 상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사실 S&P는 지난해 8월 SK E&S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한 단계 올린 바 있다. 당시 S&P는 등급 전망을 변경한 이유로 자산매각을 통한 재무제표 개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들었다.

SK E&S가 예상과 달리 차입금 축소보다 배당을 택하면서 SK E&S의 신용등급 전망을 6개월 만에 재차 강등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무디스도 이달 15일 SK E&S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한 단계 낮췄다.

믹 강 무디스 선임애널리스트(부사장)는 "높은 수준의 배당금 지급 결정과 설비투자 확대 전망에 따른 차입금 증가 가능성을 고려할 때 SK E&S의 재무적 완충력 약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SK E&S가 당초 예상했던 수준의 차입금 축소조치를 이행할 가능성이 줄었다"며 "내부현금을 차입금 축소가 아닌 배당금 지급에 활용한다는 것은 SK E&S의 레버리지 축소 전략이 당초 기대만큼 가시적이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 한기평 "SK E&S, 현금창출로 재무안정 방어할 것"

이들과 달리 피치가 대주주로 있는 한기평은 지난달 25일 SK E&S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한 단계 상향 조치했다.

앞서 지난 2017년 SK E&S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던 한기평은 이듬해인 2018년 6월 정기보고서에서 "2017년 말 기준 신용등급 하향 변동 요인의 주요 조건을 충족한 상태"라며 "자회사 매각액의 상당 부분이 재무구조 개선에 쓰인다면 해당 지표의 충족을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한기평은 재무구조 개선보다 배당을 택한 SK E&S의 등급 전망을 올려주기로 했다. 그러면서 등급 전망을 변경한 이유로는 현금창출력을 지목했다.

한기평은 "주요 발전설비들이 차질없이 운영되면서 SK E&S가 연 7천억원을 상회하는 영업 현금흐름을 창출할 것"이라며 "설비투자 및 배당유출액을 내부창출액으로 대응하면서 재무안정성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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