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7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미·중 무역협상 관련 긴장과 인도와 파키스탄의 무력충돌 심화 등으로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 이틀째를 맞은 가운데 경제지표 호조에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는 지정학적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다 미국 재고도 큰 폭 줄면서 급등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무력충돌이 심화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긴장이 고조됐다.

파키스탄군은 이날 인도 항공기 2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 항공기는 인도 공군 소속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이 과정에서 파키스탄 공군기 1대도 격추됐다고 밝혔다.

인도는 자국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의 배후를 파키스탄으로 지목하고, 보복 차원에서 전일 파키스탄의 바라코트 지역을 공습했다.

핵무기 보유국끼리 공습에 이어 공중전까지 벌이는 것은 초유의 일이다.

국제사회는 양국이 자제해야 한다면서 잇달아 우려를 표했다.

중국과 무역협상 관련한 긴장도 다소 커졌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하원 조세 무역위원회에 출석해 "중국과 무역 문제는 중국의 (미국 제품) 추가 구매 약속만으로 풀기는 너무 중대하다"면서 "명확하게 말하면, 합의에 도달하려면 더 많은 일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적인 협상 타결 전망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발언에 무역협상 관련 우려가 커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하원 증언에서도 기존 수준의 발언만 내놨다. 그는 대차대조표 축소계획 관련 합의에 근접했다면서 "비교적 곧 이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또 대차대조표 규모는 금융위기 이전보다 커야 한다면서, 이전 국내총생산(GDP)의 6% 수준이었던 데서 늘어난 GDP의 16~17%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2차 정상회담에 돌입한 점은 지정학적 긴장 완화 기대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단독 회담 및 친교 만찬을 마친 후 트위터를 통해 "북한의 김정은과 오늘 밤 베트남에서 대단한 만남과 저녁을 가졌다"면서 "매우 좋은 대화"라고 적었다.

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에 모든 사람이 반기는 훌륭한 결과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확신하고, 또 그렇게 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이 28일까지 이어지는 만큼 시장 참가자들도 양국이 내놓을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1월 펜딩 주택판매지수가 전월보다 4.6% 증가한 103.2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시장 전망치 0.8% 증가를 큰 폭 상회하며 주택시장 회복 가능성을 제시했다.

미 상무부는 12월 공장재 수주 실적이 전월보다 0.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석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시장 기대 0.6% 증가에는 못 미쳤다.

상무부는 지난 12월 상품수지(계절조정치) 적자가 795억 달러로, 전달 705억 달러 대비 12.8% 늘었다고 발표했다. 적자 폭이 확대되며 4분기 성장률 지표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2.82포인트(0.28%) 하락한 25,985.1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52포인트(0.05%) 내린 2,792.38에 장을 마쳤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21포인트(0.07%) 상승한 7,554.51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인도와 파키스탄의 무력충돌,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에 주의를 기울였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무력충돌이 심화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긴장이 고조됐다.

중국과 무역협상 관련한 긴장도 다소 커졌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하원 조세 무역위원회에 출석해 합의 사안에 대한 이행 규정과 기술 강제 이전 방지 등 구조적인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적인 협상 타결 전망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발언이다.

이 발언으로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150포인트 내외 하락하는 등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종목별로는 전자제품 유통체인 베스트바이 주가가 호실적에 힘입어 14.1% 급등했다. 주택용품 유통체인 로우스 주가도 긍정적 실적으로 2.5% 올랐다.

업종별로는 재료 분야가 0.25% 하락했고, 커뮤니케이션도 0.38% 내렸다. 반면 에너지는 유가 반등에 힘입어 0.39%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증시가 연초의 상승세에서 벗어나 숨 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F.L푸트남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스티븐 바이올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몇달 같이 혼재된 지표가 지속해서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금과 같은 주가 상승이 이어지기에는 동력이 부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파르탄 캐피탈 증권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시장 경제학자는 "지정학적 문제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면서 "북미 정상회담은 혼재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2.6%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10% 하락한 14.70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5.7bp 상승한 2.693%를 기록했다.

미 국채 값은 전일 상승분을 되돌리며 장 초반부터 하락했다.

전일 파월 의장이 상원에서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나타내며 10년물 국채수익률 낙폭은 지난 14일 이후, 30년물 낙폭은 지난 7일 이후 가장 컸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무력충돌로 긴장이 고조됐지만, 영향은 제한됐다. 미국과 중국 무역 협상이 중국의 수입 확대로만 해결될 일이 아니라 여전히 과제가 많다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발언 영향도 미 국채시장에서는 크지 않았다.

이틀째를 맞은 파월 의장의 하원 발언에 시장 관심이 모아졌지만,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파월 의장은 전일 정책 인내심을 강조하며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보인 비둘기파적인 모습을 유지했고, 이날도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반복했다.

또 대차대조표 축소 종료와 관련해 연준이 올해 후반을 목표로 최종 계획안에 거의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파월 의장 발언 외에 미국 기업들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 독일 국채선물 매도 움직임, 예상보다 좋은 1월 펜딩 주택판매지수 등이 미 국채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앞서 주택 착공 허가 건수가 시장 예상을 대폭 밑돌아 주택시장 우려가 커졌지만, 지난 1월 매매 계약에 들어간 펜딩(에스크로 오픈) 주택 판매는 강하게 반등했다.

BMO 캐피털의 존 힐 미국 금리 전략팀 부대표는 "이날 국채수익률 상승이 펀더멘털적인 흐름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시포트 글로벌의 톰 디 갈로마 디렉터는 "장기물 금리가 크게 오른 것은 상당한 미국 기업의 회사채 발행, 유럽의 국채 매도 흐름 때문"이라며 "실제 유럽 국채가 전반적으로 저조했는데, 이런 점이 미국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미국 국채수익률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갈로마 디렉터는 "월말을 맞아 수익을 확정해야 하는 흐름 역시 미 국채 값에 부담을 줬다"고 설명했다.

다소 흐려졌지만, 여전한 글로벌 경제 전망 낙관론이 올해 들어 전 세계 국채수익률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주식과 상품과 같은 안전자산이 강하게 반등하는 상황에서도 국채수익률이 가파르게 오르지 않는 것이 최근 나타나는 현상이다.

스트래티거스의 크리스 베론 기술적 분석 대표는 "국채수익률이 완만해진 것은 위험선호 환경과는 맞지 않다"며 "미국 국채수익률은 물론 스페인, 스위스 국채 등이 신저점으로 떨어지는 등 유럽 전역에서도 최근 국채수익률이 고점을 깨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986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560엔보다 0.426엔(0.39%)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69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918달러보다 0.00228달러(0.20%)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6.20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5.95엔보다 0.25엔(0.20%)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10% 오른 96.145를 기록했다.

달러는 파운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통화에 강세를 보였다.

극심한 안전선호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최근 시장에 퍼졌던 위험자산 선호는 한발 뒤로 물러났다.

핵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의 무력충돌로 갈등 수위가 높아지면서 간밤에 엔, 스위스 프랑 등이 강세를 보였지만, 이날은 다소 줄었다.

소시에테 제네럴의 쿄스케 스즈키 디렉터는 "인도와 파키스탄 긴장이 이미 높아졌지만, 지금까지 주요 통화 반응은 비교적 제한됐다"며 "분쟁 강도가 더 커지는지에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는 유럽 지표 부진에 다시 약세를 나타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이틀간의 미 상·하원 증언을 끝내, 달러에 대한 `비둘기 연준' 부담을 덜었다.

전일 상원에서 파월 의장이 더 인내심을 갖고 정책 접근에 나서겠다는 기존 방침을 다시 확인한 뒤 달러는 강한 하락 압력을 받았다.

이날도 하원 연설을 앞두고 달러 인덱스는 장중 3주래 최저치까지 떨어졌지만, 파월 의장 발언이 시장 예상 수준에 머물자 안도감이 생겨났다.

코메르츠방크의 에스더 마리아 레이첼트 외환 전략가는 "연준이 중립적인 접근을 하는 한, 유로-달러가 지난 몇 달 보였던 완만한 횡보 장세에서 벗어나게 할 통화 정책 모멘텀을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ING의 크리스 터너 외환 전략 대표는 "유로-달러는 최근 강한 파운드에 힘을 받았지만, 1.1400달러대를 뚫고 올라가는 데는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미 국채수익률이 큰 폭 상승한 점도 달러 강세에 일조했다.

TD증권의 메이젠 이사 전략가는 "달러 펀더멘털은 사라졌지만, 미국 외의 다른 국가에서 통화를 지지할 만한 일이 없어 달러 외에 다른 통화로 자금을 투입하기 어렵다"며 "특히 달러 자산에서 얻을 수 있는 좋은 수익률이 유럽과 일본의 마이너스 베팅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운드는 브렉시트 기대에 상승세를 이어갔다.

파운드-달러는 0.39% 오른 1.33058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1.33364달러까지 올라, 2018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를 연기하는 투표를 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노딜 브렉시트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씨티 인덱스의 피오나 신코타 선임 시장 분석가는 "브렉시트 연기가 갑작스러운 EU 탈퇴에 따른 일부 우려를 피할 수 있게 도와주지만, 기업의 장기 계획과 많은 사업 결정을 방해하고 있다"며 "브렉시트는 결국 2021년까지 연기될 수 있지만, 많은 기업이 2년 동안 한 손을 뒤로 묶고 기업을 운영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 중인 미국과 북한 2차 정상회담에도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44달러 (2.6%) 급등한 56.9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산 정책 비판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의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미국의 원유 생산과 재고가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산유국의) 감산이 하반기에도 연장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산유국들은 '진정하고' 있으며, 글로벌 경제 둔화를 피하기 위해 (산유량 관련) 장기적이고 치밀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진정하라"면서 "세계는 유가 급등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 데 대한 반박이다.

팔리 장관 발언이 전해지면서 유가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미국 재고 지표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약 865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 240만 배럴 증가와 달리 큰 폭으로 재고가 줄었다.

휘발유 재고는 191만 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도 30만 배럴 줄었다. 지난주까지 5주 연속 증가했던 데서 재고가 빠르게 줄면서 공급 우위 우려가 경감됐다.

앞서 발표된 미국석유협회(API) 원유재고도 420만 배럴 줄어든 것으로 나왔다.

반면 미국 제재에 직면한 베네수엘라가 인도와 스페인, 영국 등에 원유를 팔면서 수출 대상 다변화에 나섰다는 소식은 유가 상승 압력을 다소 줄였다.

미국의 지난주 산유량은 하루평균 1천210만 배럴로,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유가가 큰 폭 반등했지만, 사우디 감산 지속 방침에 대한 트럼프 반응 등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즈호의 밥 야거 에너지 담당 이사는 "감산을 지속하겠다는 사우디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살 수 있다"면서 "팔리 장관은 올해 하반기도 감산을 지속하겠다고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분노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타이케 캐피탈 어드바이저리의 타리크 자히르 이사는 "이번 주 미국 원유재고가 큰 폭 줄었지만, 지속해서 줄어들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미국의 산유량이 계속 늘어날지도 계속 유의해야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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