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이후이만(易會滿)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주석은 출범을 예고한 기술창업주 전문시장인 과학창업판 준비 역량에 의구심을 제기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이 주석은 전날 증감회 주석 취임 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과학창업판의 가장 큰 특징은 가격 책정과 신주 발행 주관"이라면서 자국 은행들이 그런 역량을 갖췄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과학창업판 출범 소식을 알리면서 기술기업의 자본조달을 용이하게 하고 국내 자본시장 개혁을 돕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이 주석은 "지금의 시스템과는 달라질 것이다. 가격을 정하고 신주를 매각하는 것은 은행들의 핵심 경쟁력"이라면서도 "국내 은행들이 충분한 경험이 있는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나온 초안에 따르면 과학창업판은 적자기업의 상장을 가능하게 하고 주가의 일일 움직임 폭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변동지분실체(VIE) 구조의 외자기업 상장도 허용할 예정이다. VIE는 외자기업이 100% 지분을 보유한 중국 현지 기업을 만들어 그 기업이 계약 등을 통해 중국 사업을 통제하는 것을 말한다.

등록만 하면 상장이 가능한 시스템인 것도 과학창업판의 가장 큰 특징이다.

황 홍위안 상하이증권거래소 소장은 같은 기자회견에서 과학창업판 상장 후보군이 아직 없다면서 신청기업이 쇄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카이위안 캐피털의 브록 실버스 매니징디렉터는 이 주석의 발언은 과학창업판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비판에 단도직입적으로 답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수 전문가들은 상장 기준을 낮춘 데 따른 위험을 언급하면서 과학창업판에 대해 낮은 기대치를 보였다"면서 "이 주석의 놀라울 정도로 현실적인 언급은 중국 정부가 이같은 우려를 인식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투자자들에게는 증감회 리더십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중국공상은행 회장에서 증감회 수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 주석은 중국 증시가 3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이고 있음에도 주가 안정성과 관련해서는 '얇은 얼음 위를 걷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그는 "절대 나태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당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주석은 지난해 중국 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하는 듯 부진을 면치 못함에 따라 중국 당국이 구원투수로 영입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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