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통일경제TF 팀장(자산분석실장)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통한 양국간 합의 진전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도 증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상만 팀장은 28일 "금융시장 전반으로 보면 증시보다는 환율과 외국인 채권 투자 등에 회담 영향력이 더 클 수 있다"며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가 30포인트 이하로 내려오며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고, 달러-원 환율도 1,120원을 깨고 1,115원까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회담으로 환율과 채권에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소폭 해소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 수급은 단기 이벤트보다는 구조적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이번 회담이 구조적 환경 변화를 이끌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김상만 팀장은 2차 회담을 통한 양국간 합의 수준을 크게 세 단계로 구분했다.

북한이 영변의 핵시설을 폐기하거나 동결할 경우 미국은 종전선언과 금강산 관광 재개, 연락사무소 설치 등의 카드를 꺼낼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핵리스트에 대한 북한의 광범위한 신고가 이뤄질 경우 미국이 개성공단 재가동을 도울 것이란 게 김 상무의 설명이다.

만약 북한이 구체적인 핵시설 폐기의 로드맵까지를 제시한다면 미국은 유엔 경제제재 완화 및 해제, 더 나아가 양국 평화 협정까지 논의할 수 있다.

김 팀장은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과 미국은 영변 핵시설의 동결 혹은 불능화, 폐기 및 검증 등을 놓고 의견을 조율할 가능성이 크다"며 "통일경제 TF에서 나눈 세 단계의 합의 중 첫 번째 단계 수준에서 구체적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합의에 속도가 붙을 경우 미국이 개성공단 재가동에 찬성표를 던지는 수준에서 회담이 마무리될 수 있다"며 "다만, 세부적인 북한의 비핵화 일정 제시 및 실천, 그에 상응하는 미국의 대북제제 해제 등이 현실화되어야 진정한 한반도 평화와 경제협력 등이 가시화될 수 있을 것으로 2차 정상회담으로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 국면으로 들어서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역으로 접근해 이번 회담에서 양국간 논의에 진전이 없는 상황이 연출되더라도 국내 증시에 주는 악재로서의 영향력도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만 팀장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가 남북경협주에 호재인 것은 인정하면서도 테마적 성격이 아닌 분할 매수 등 장기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지난해 6월 1차 북미정상회담 전후 남북경협주 130여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이 30% 이상 상승했지만, 그 이후 상승폭을 반납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아직까지도 한국 사회가 북한과 관련된 이슈에 국한된 틀에 갖춰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햇볕정책 등에서 결과론적으로 안 좋은 공격을 받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상황이 과거와 달라진 만큼 남한 입장에서도 대승적으로 손을 잡아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경협주가 테마주 성격으로 움직이는 것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북미회담과 남북회담 등 앞으로 북한의 경제 성장을 도모할 여러 이벤트들이 남은 만큼 테마성 재료가 아닌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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