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북한 경제 전문가로 통하는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이사는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단기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당장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 영향은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지만, 북미와 남북 관계가 단계적으로 개선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점차 시장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소현철 이사는 28일 "아직 북미 정상회담 절차가 남아 있어 협상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스몰딜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임시 연락사무소가 마련될 것인지 등의 문제가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북미는 정상회담 후 네 가지 원론적 원칙에 합의했다. 하지만 미국은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없다는 비판에 시달려야 했고 북한은 미국이 상응 조치를 하지 않는 데 불만을 가졌다.

이런 탓에 이번 회담에는 핵무기와 핵물질 폐기를 포함하는 '비핵화의 개념 정의' 등을 통해 '빅딜'이 있을 것이란 기대가 일부 있었지만, 영변 핵시설 동결과 연락사무소 개소 등 초기 단계 조치를 담은 '스몰딜' 정도로 타협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스몰딜은 획기적 비핵화보다는 점진적 비핵화를 의미하고 있는 셈이다.

소 이사는 "1차 싱가포르 회담 때는 양국의 정상이 만남을 가졌다는 자체에 의미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구체적인 결과가 없으면 안 될 것이란 공감대가 있는 것 같다"며 "이번에 미국의 제재 완화와 북한의 상응 조치 등에서 스몰딜만 이뤄지더라도 (북미 관계 개선의) 트랙대로 가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소 이사는 북미 회담을 전후로 국내증시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선 "미리 주가가 올랐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며 "제재 완화 등과 관련한 스몰딜 정도로 나오더라도 외국인 반응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북미 회담 이후 남북 경협 절차는 단계적으로 긍정적인 방향에서 진행될 것으로 봤다.

그는 "수년간 중단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에서 하나만 논의가 된다고 하더라도 의미가 있다"며 "남북 수교로 가는 방향의 큰 틀은 변화가 없는 상황이고 디테일한 절차가 남아 있을 뿐 단계적으로 경협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소 이사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것에 대해선 국내 요인뿐 아니라 글로벌 이슈가 반영된 결과라고 풀이했다.

그는 "CDS 프리미엄 안정 등으로 국내 시장의 디스카운트 요소가 완화하긴 했지만, 반드시 북한 리스크가 줄어서라고 보기는 어렵다"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스탠스가 전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CDS 프리미엄이 안정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chha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