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삼성전자가 지난 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했으나, 매출이 꺾이는 속도는 가장 빨랐다.

D램 수요가 주춤한 가운데 공급 부족 현상이 완화된 점, SK하이닉스나 미국의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의 공급 전략이 다변화된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됐다.

28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삼성전자의 D램 매출은 94억5천200만달러(약 10조5천600억원)로 지난 3분기에 기록한 127조2천800만달러보다 25.7% 쪼그라들었다.

매출 감소폭은 주요 반도체 제조사 중 삼성전자가 가장 가팔랐다.

전년 동기에 기록한 106억달러와 비교해도 매출은 소폭 줄었다.

시장점유율은 41.3%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에는 45.5%, 2017년 4분기에는 46%까지도 올랐던 점을 고려하면 위축된 셈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가격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1Y 나노 비중을 늘리고 선제적으로 가격을 낮추려는 최소한의 노력을 했다"며 "이에 영업이익률도 70%에서 66%로 소폭 감소하는 데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하락한 대신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보다 입지가 탄탄해졌다.

SK하이닉스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7년 4분기 28.7%에서 지난해 3분기에는 29.1%, 4분기에는 31.2%로 꾸준히 올라왔다.

작년 4분기 매출액은 71억4천400만달러로 3분기보다 12.3% 감소했다. 전년 동기에는 62억9천100만달러를 기록해 연간 기준으로는 큰 폭 성장했다.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에 대량으로 메모리 반도체를 출하했으나, 수익성 자체는 일부 포기했다는 게 D램익스체인지의 진단이다. 실제로 영업이익률은 작년 3분기 62%에서 58%로 낮아졌다.

마이크론의 4분기 D램 매출은 53억7천300만달러로 전분기보다는 9.2% 줄었으나, 시장점유율은 23.5%로 2.4%포인트 올랐다. 2017년 4분기와 비교해도 2.7%포인트 상승했다. 매출액 감소 폭은 상위 3개 업체 중 가장 적다.

마이크론의 매출과 시장점유율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던 까닭으로는 유연한 출고 전략을 채용한 점이 꼽혔다.

지난해 4분기 전체 D램 시장은 228억8천500만달러로 3분기 280억달러보다 18.3% 위축됐다. 전년 동기에 기록한 218억9천800만달러보다는 약간 늘어난 수준이다.

전 세계 D램 제조사들의 매출이 3분기보다 다소 감소한 이유는 수요처들의 재고 수준이 높아 구매가 점점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D램 공급자들의 생산 비트 수준은 4분기에 판매 수준보다도 훨씬 높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즉, 수요는 줄었는데 생산은 판매량보다 많아 매출이 고전했단 얘기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1분기, 공급업체들은 잠재 수익이 추가로 줄어들 수 있다"며 "이는 가격 하락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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