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김지연 최정우 기자 = 북미 정상회담이 결국 성과 없이 마무리되면서 국내 증시에 비상등이 켜졌지만 28일 증시 전문가들은 신중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지만, 추가 협상의 여지가 열려 있기 때문에 비관론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8일 오전 2차 회담 직후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냈지만 '하노이 선언' 발표 직전에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북미회담에서 어떤 합의도 나오지 않았다는 미국 백악관의 발표에 국내 증시도 가파른 약세를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증시가 반도체 가격 하락 우려와 북미 회담 협상 결렬 소식이 겹치면서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해졌다고 내다봤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회담에서 별다른 합의가 나오지 않았다는 소식은 단기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건설주, 남북경협 테마주의 타격은 불가피해 보이지만, 이것이 시장 전체로 확대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며, 조금 더 정보가 많이 나와야한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2017년에는 악재가 나오면 바로 시장이 폭락했었는데 시장이 그때처럼 반응할지는 미지수"라며 "북한이 경제적 이득을 획득해야 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지금이 지속적으로 협상을 해나가는 과정일 수 있다"고 답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비대칭적 요소가 강해 호재일 경우 시간을 두고 반영하지만 악재일 경우는 바로 반영된다"며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는 요인부터 북미회담 서명식 취소 소식까지 겹치면서 국내 증시가 당분간 조금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는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향후 북미 회담 일정이 추가적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열어두는 분위기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정상회담과 관련된 시장의 컨센서스를 벗어나는 결과가 나오면서 증시에 작용하는 영향이 더욱 컸다"며 "국내 시장 관련 좋은 이슈가 부정적으로 끝나면서 이날 외국인 매도폭이 확대됐는데 앞으로 다시 한국 역할론이 대두될 가능성이 크며, 향후 북미 회담 일정에 대한 요구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겸 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한 정치적 리스크도 국내 증시에 악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타격을 줄 해킹 이메일 공개 계획을 진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센터장은 "북미정상회담 일정 중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이던 마이클 코언이 하원 감독개혁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이메일 해킹 계획을 알고 있었다고 밝힌 상황"이라며 "이번 사안이 미국 전역에서 가장 큰 이슈인 만큼 코스피도 대외 정치적 리스크에 따른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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