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이 6년 만에 국내 금융평가(FSAP)에 착수하면서 금융감독원이 거시건전성 감독 강화에 온 힘을 쏟고 있다.

IMF가 2013년 당시 금융권역별로 감독 원칙 준수 여부를 중점적으로 평가했다면, 이번에는 거시건전성 관리를 강조할 것으로 보이면서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개발한 '거시건전성 감독 분석 체계(KOMPAS)'를 정교화해 국내에 본격적으로 적용하는 등 거시건전성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2013년 평가에서는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권역별로 감독 원칙을 잘 지키고 있는지를 세부적으로 살피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글로벌 위협 요인에 한국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가 중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브렉시트와 미·중 무역협상, 글로벌 경기의 둔화, 실물·금융 간 비동조화 등 대외 불안 요인이 큰 만큼 거시건전성 관리가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으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어 리스크 관리에 힘쓸 필요가 커졌다는 뜻이다.

금감원이 고도화하겠다는 KOMPAS는 거시건전성 감독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K-STARS)·금융산업 조기 경보 모형(K-SEEK)·GDP 성장률 예측 모형(K-SuperCast)으로 구성된 거시건전성 감독 3종 세트다.

FSAP 평가단은 지난달 13일 윤석헌 금감원장과 사전 면담을 가지며 특히 지난해 금감원에서 자체 개발한 K-STARS에 큰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K-STARS가 지난해 1월 IMF 세미나와 아시아개발은행(ADB) 워크숍 발표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K-STARS는 은행·보험·증권 등 모든 금융권역이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을 버틸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한지를 평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이다.

앞서 금감원은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기존의 '금융감독연구센터'를 '거시건전성감독국'으로 개편하기도 했다. 부서 업무의 주안점을 거시건전성에 대한 '연구'에서 '감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존의 연구는 그대로 진행하되 IMF 평가에 앞서 거시건전성 감독에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FSAP는 회원국의 국제기준 충족 여부와 금융시스템 안전성 등을 평가하는 프로그램으로, 5년마다 실시하는 것이 원칙이다.

FSAP 평가단은 지난달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감원 등을 방문한 데 이어 오는 9월과 12월 두 차례 더 한국을 방문해 본격적인 평가에 들어갈 예정이다. FSAP 평가단의 평가결과는 IMF 이사회에 보고되며, 내년 4~5월께 정책대응방안 권고 사안이 공개된다.

정부는 이번 평가를 위해 금융위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평가대응 추진단을 구성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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