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오는 11월까지 중국 본토 주식의 편입 비율을 종전보다 4배로 확대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증시에 수급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MSCI를 추종하는 글로벌 자금이 2천조원을 넘는 상황에서 중국 증시 비중이 확대되면 국내 증시에서만 18조원가량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신흥시장(EM) 지수에 편입된 중국 A주의 시가총액을 세 단계에 걸쳐 5%에서 20%로 상향한다고 발표했다.

5월에는 5%에서 10%로 높이고 8월에 15%, 11월에 20%로 올린다.

이렇게 되면 MSCI EM 지수에서 중국 주식의 비중은 현재의 0.7%에서 3.3%로 껑충 뛴다.

기술주 중심으로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창업판(ChiNext)도 MSCI EM 지수에 처음으로 포함된다.

MSCI는 11월에 A주 중형주도 20% 편입하도록 했다.

MSCI EM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은 2조달러(약 2천250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중국 비중이 늘어나 글로벌 투자 자금이 중국에 더 유입되면 한국을 비롯한 다른 신흥국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

MSCI의 당초 계획은 중국 A주 대형주를 올해 8월까지 20%로 올리고 중형주는 2020년 5월에 편입하는 것이었다. 이번 최종안에서 A주 대형주 포함 비율 20% 확대 완료 시점이 11월로 연장된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중형주 편입 등이 빨라지는 것은 국내증시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설마 했던 ChiNext와 중형주 편입이 확정됐다는 점과 중형주 편입 시점이 내년이 아닌 올해 11월로 빨라졌다는 점에서 이런 변화의 임팩트는 사실 당초 예상보다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이번 중국 A주 비중 확대로 국내증시에 빠져나갈 수 있는 자금이 이론상 18조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중국 A주 비중확대로 인해 EM 지수에서 한국 비중이 줄어드는 규모는 1~3단계에서 각각 0.4%포인트, 0.3%포인트, 0.1%포인트가 될 것이란 계산에서다. 이는 5월 말에 9조원 매도, 8월 말에 6조7천억원 매도, 11월 말에 2조2천억원 매도로 산출된다.

김동영 연구원은 "이번 중국 A주 확대 확정 이벤트는 북미 정상회담 결렬 소식과 함께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임팩트를 줄 것으로 예상한다"며 "또한 실제 5월 말의 첫 지수 반영 시점이 다가오면 실질적인 수급 영향으로 한국시장의 상대적 부진 현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안지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EM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이 2조달러 규모로 국내에서 이론상 18조원의 외국인 순매도가 예상되지만,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실제 수급 영향은 3조~4조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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