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맥주 가격 오르지 않는 범위 내 주세 체계 정비"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 부총리는 4일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3회 납세자의 날' 기념행사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와 같이 도입 취지가 어느 정도 이뤄진 제도에 대해서는 축소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민과 중산층에 대한 세제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비과세·감면제도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적극적으로 정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해 세법을 개정하면서 작년 말로 종료될 예정이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등의 직불형 카드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제도를 1년간 더 연장하기로 한 바 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1999년부터 20년간 시행하면서 2∼3년씩 일몰기한이 연장됐다.

홍 부총리는 또 고품질 주류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소주와 맥주의 가격이 오르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세 과세체계도 합리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맥주뿐 아니라 소주 등 전 주종의 종량세 전환 방안을 검토 중이며 내달까지 주세 과세체계 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행 주세 과세체계는 가격을 기준으로 한 종가세 방식인데, 이를 부피나 용량 등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종량세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홍 부총리는 가업 상속지원제도와 증권거래세 인하 등 조세제도 합리화를 위한 여러 제도 개선 노력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홍 부총리는 아울러 "기업하기 좋은 세제 환경을 조성하겠다"면서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에 더 많은 세제지원이 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청년 취업과 창업을 위한 세제지원도 더 보강하고, 상생형 지역 일자리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세액공제를 우대하는 등 법인세 감면도 지원하겠다"고 했다.

또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산업과 8대 선도사업의 연구·개발(R&D) 및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 등 경제활력 제고와 성장동력 확보를 뒷받침할 세제 환경 조성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분배개선 세제지원과 함께 공평 과세도 힘쓰겠다면서, 올해부터 대폭 확대되는 근로장려금(EITC)이 근로 빈곤층에게 차질 없이 집행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폐업한 영세자영업자 등의 재기 지원을 위해 영세자영업자의 체납액 경감방안 등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그는 덧붙였다.

공익법인에 대한 외부감사기준을 마련하는 등 운영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제도적 기반도 구축해 공익법인이 편법증여나 탈세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도 했다.

홍 부총리는 조선 시대 암행어사가 마패와 함께 지닌 도량형이 표시된 20cm 놋쇠 금속막대인 유척(鍮尺)을 거론하면서 "성실납세자는 우대하고, 탈세와 조세회피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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