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개막한 가운데 미·중 무역 전쟁은 '방 안의 코끼리'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 안의 코끼리'(elephant in the room)는 모두가 알고 있지만, 누구도 먼저 말하기를 꺼리는 거대한 문제를 의미한다.

미·중 무역 전쟁은 향후 중국의 경제와 기술, 환율 등에 전방위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명백하지만 중국의 전·현직 지도부, 정책 자문과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언급하기를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SCMP는 올해 공작보고에 미·중 무역 전쟁이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갈등이 중국의 발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보고서 행간에서 암묵적으로 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왕 양(汪洋)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은 공작보고를 통해 중국이 직면하고 있는 역풍과 대외적인 상황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변화하는 시대와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면서 "잠재적인 위험과 우려 사항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안정성에 대한 모든 요소를 충분히 이해하고 발전을 가져오기 위한 수단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SCMP는 공작보고는 무역 전쟁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과의 무역 갈등은 왕 주석의 연설 기조를 설정했고 정협 행사 가운데 열린 대화 주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특히 무역 전쟁이 중국 지도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안인 만큼 대다수 참가자들이 관련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칭화대 경제학 교수이자 전 인민은행 통화정책 자문이었던 바이총엔 교수는 무역 전쟁이 중국 경제와 위안화 환율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질문을 받자 "모르겠다", "나는 예측할 수 없다"라고 답하며 자리를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협 위원 중 한 명인 리요우샹은 중국 경제에 대한 무역 전쟁의 여파를 "아직 고려한 바 없다"고 말했다.

정책 자문 회의인 정협 전국위원회 회의(13기 2차)는 3일부터 13일까지 열리고,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5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한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 타결을 위한 '최종 단계'(final stage)에 있다고 보도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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