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정크본드 시장이 지난해 말 대혼란에서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보이지만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정크본드는 여전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양극화가 두드러진다고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가 4일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의 전략가들은 지난주 발간한 투자 노트에서 표면적으로는 작년 말 대혼란 이후 고금리 채권이 최악의 시기를 지난 것으로 보이지만 낮은 등급의 정크본드는 충분히 회복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11% 넘게 반등하는 동안 대표적인 두 개의 정크본드 상장지수펀드(ETF), 아이쉐어즈 아이박스 하이일드 회사채(HYG)와 SPDR 블룸버그 바클레이즈 고금리채권(JNK)도 각각 5.5%와 5.9% 상승했다. 이들 채권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높은 고금리채권은 전반적으로 미국 국채금리와 스프레드(금리 격차)가 좁혀졌다.

정크본드 가격이 전반적으로 반등하면서 정크본드 시장이 전망하는 경기침체 확률도 크게 낮아졌다. 지난 2월 중순 기준으로 정크본드 시장은 내년에 미국 경기가 침체를 맞을 확률이 10%라고 가리키고 있다. 이는 이코노미스트들의 25% 확률보다 현저히 낮은 확률이다.

정크본드의 경기침체 전망치가 이코노미스트들보다 이처럼 낮았던 것은 지난 2008년 8월 이후 처음이라고 배런스는 전했다.

하지만 투기등급 채권 중 가장 신용도가 낮은 'CCC' 등급 정크본드는 여전히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BAML은 'CCC' 등급 정크본드 중 3분의 1은 만기가 같은 미국 국채금리보다 약 10%포인트나 높은 가격대에서 거의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진 것처럼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3개월간 'CCC' 등급 채권의 총 투자수익률도 'BB' 채권보다 2.4%포인트나 부족했다.

BAML은 다만 'CCC' 등급 채권만 소외되는 현상이 작년 말 대혼란의 여파가 남아 있는 것인지 아니면 더 나쁜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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