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국내에 있는 외국계 증권사 서울지점이 지난해 증시 롤러코스터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도이치증권은 영업이익이 지난해 75% 급감했고, 2016년에 한국으로 복귀한 아이엔지증권 서울지점은 적자로 돌아섰다.

반면 2017년 은행 부문을 철수한 후 증권만 남아있는 UBS증권은 법인세 환급분이 반영되면서 수익을 유지했다.

도이치증권은 지난해 주식 위탁영업 부진과 명예퇴직금 지급 등으로 영업이익이 약 75.26%, 당기순이익이 약 4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수익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직전 사업연도의 43억원 대비 약 33억원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3억원으로 직전년도 24억원에 비해 11억원 정도 감소했다.

도이치증권 서울지점은 지난해 주식위탁 영업 부진으로 수탁 수수료 수입이 전년대비 39% 감소했다. 명예퇴직금 지급으로 인한 일반 관리비가 증가하면서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증권사는 설명했다.

ING증권 서울지점은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의 적자 전환을 예상했다.

영업손실은 지난해 약 15억원, 당기순손실은 10억원이었다.

직전해인 2017년에 영업이익이 32억원, 당기순이익이 26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마이너스폭이 각각 47억원, 36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수수료 수익 감소의 영향이 컸다.

UBS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법인세 환급이 플러스로 작용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931억원, 당기순이익은 1천3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직전해보다 -0.5% 줄었음에도 당기순이익이 45.1% 급증했다.

UBS증권은 지난해에 2008회계연도분 법인세 환급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UBS증권의 자본금 대비 자본총계 비율은 직전해 197%에서 지난해 218%로 늘었다.

지난해 외국계증권사 중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에 이어 UBS증권의 수익이 높았다.

그럼에도 외국계 증권사 서울지점이 지난해 증시 급등락에 직격탄을 맞은 것은 거래가 꾸준히 이어졌음에도 법인 고객의 자동 주문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주식위탁 수수료의 경우 주문 규모나 형태에 영향을 받는데 아무리 거래량이 많아져도 자동 주문이 많으면 커미션은 줄어든다"며 "개인보다 기관 영업을 주로 하는 외국계 증권사들은 이런 주문형태의 변화로 점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국내 영업에서 수익성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은 실적이 마이너스가 아닌 점에 안도하고 있지만 국내 영업환경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증권사 관계자는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어도 자본 적성성은 문제가 없다"면서도 "단기적으로 수익을 회복하기는 어려워 새로운 비즈니스를 꾸준히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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