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세 곳의 부동산신탁사가 예비인가를 받으면서 부동산신탁업의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다만 차입형 신탁업에는 2년간 참여할 수 없어 비차입형 위주인 중소형 신탁사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추정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주말 금융위원회는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를 열고 예비인가를 신청한 9개 업체 중 신영자산신탁과 한투부동산신탁, 대신자산신탁에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를 내주기로 했다.

이로써 11개이던 부동산 신탁사는 14개로 늘어난다. 금융위가 신규 진입의 효과, 경쟁상황 등을 따져 추가 인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인 만큼 앞으로 신탁사수가 더욱 늘어날 여지도 있다.

신탁사가 늘면서 경쟁이 격화되겠으나 신규 인가업체들은 2년간 차입형 신탁업에 진출하지 못해 기존 신탁사들도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차입형 신탁은 신탁사가 신탁대지급금 계정을 투입해 리스크를 부담하는 구조다. 재개발, 재건축 과정에서는 신탁사가 조합으로부터 위탁을 받아 자금을 조달하고 주택을 지은 뒤 분양까지 맡는다.

자본력이 뒷받침돼야 하고 리스크가 커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등 상위 2개사가 시장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다.

한 부동산신탁사 관계자는 "차입형 신탁업은 진입이 2년간 제한되는 만큼 당장 업체수가 늘어나지 않아 단기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다. 관리형 신탁은 신탁보수율이 낮은 데다 업체가 많은 만큼 타격이 생기는 곳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관리형 신탁 중에서도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진 책임준공형 신탁의 경우 신규 신탁사들의 타깃이 될 수 있다.

한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 산하인 KB부동산신탁이나 하나자산신탁의 경우 계열사 보증이 있어 책임준공형 신탁에서 수익을 많이 거뒀다"며 "이 부문은 이번 신규 인가로 당장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다른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책임준공형 신탁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투자를 받으려면 신탁사가 준공능력에 대한 신뢰를 쌓아야 한다. 기존 신탁사들은 업력이 오래됐고 시공사 관리능력도 인정을 받은 만큼 신규 신탁사와 차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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