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4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타결 기대에도 세부 내용의 불확실성과 미국 경기 우려 등으로 하락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은 무역협상 낙관에도 주가가 큰 폭의 하락세로 돌아선 영향으로 상승했다.

달러화 가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달러 강세에 대한 비난에도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의 감산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로 상승했다.

미국과 중국의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잇달아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앞서 양국이 협상 타결을 위한 '최종 단계(final stage)'에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농산물과 화학제품, 자동차 등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나 무역 제한 조치를 낮추는 것을 제안했고, 미국은 지난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 가운데 상당 부분을 철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달 27일께 최종 합의를 위한 정상회담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케빈 하셋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과의 협상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면서 몇천억 달러어치 물품에 대한 관세를 촉발했던 논쟁을 끝내는 딜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역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여전한 상황이다.

뉴욕타임스는 양국이 최종 합의에 근접했지만,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해서는 큰 진전 없이 '봉합'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CNBC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 2천억 달러어치에 대한 추가 관세를 철회할 수 있다면서도, 지식재산권 탈취 등 무역구조 문제 이행 메커니즘에 대한 협상이 실패할 경우 관세를 자동으로 다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CNBC는 중국 측이 이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미 상무부는 12월 건설지출이 전달보다 0.6% 줄어든 연율 1조2천927억 달러(계절조정치)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의 예상 0.1% 증가에 크게 못 미쳤다.

공급관리협회(ISM)-뉴욕에 따르면 지난 2월 뉴욕시의 비즈니스 여건 지수는 전월 63.4에서 61.1로 하락했다. 여섯 달 연속 하락이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6.67포인트(0.79%) 하락한 25,819.6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0.88포인트(0.39%) 내린 2,792.8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7.79포인트(0.23%) 하락한 7,577.57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과 주요 경제지표 등을 주시했다.

주요 지수는 무역협상 타결 기대에 상승 출발했지만, 이후 가파르게 반락했다.

다우지수는 장 초반 130포인트가량 올랐던 데서 414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등 장중 급격하게 움직였다.

미국의 12월 건설지출이 전달보다 0.6% 줄어, 시장이 예상한 0.1% 증가보다 크게 부진한 점이 투자 심리를 다시 위축시켰다.

최근 지표 부진에 따른 미 경기 둔화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무역협상의 세부 사항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인식도 부상하면서 주가 낙폭을 키웠다.

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핵심 저항선인 2,800선을 넘어서는 등 큰 폭 오른 데 따른 과매수 심리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S&P 500 지수가 1~2월 합쳐 11% 이상 오르는 등 주요 지수는 기록적인 연초 상승률을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무역정책에 민감한 보잉 주가 장 초반의 오름세를 반납하고 1.8% 내려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산업주가 0.48% 내렸고, 금융주도 0.62% 하락했다.

반면 재료 분야는 0.44% 올랐고, 에너지도 0.2%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되리란 점이 기정사실로 굳어져 가는 만큼 세부 내용이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

US뱅크 웰쓰 매니지먼트의 에릭 프리드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은 더 확실한 것을 원한다"면서 "중국에 대한 관세가 단계적으로 폐지될 것인지, 아니면 한꺼번에 사라질 것인지 등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불확실성이 주가 상승을 가로막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1.3%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7.81% 상승한 14.63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3.3bp 하락한 2.722%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3.3bp 떨어진 3.090%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3bp 내린 2.544%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가격 격차는 전일 19.8bp에서 이날 17.8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미 국채 값은 뉴욕증시 움직임에 따라 점차 상승 폭을 확대했다.

장 초반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와 있다는 보도에 위험자산 선호가 두드러졌지만, 급격히 위축됐다.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무역협상의 긍정적인 영향에 회의감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또 주가 연속 상승, 미 국채 값 연속 하락 등이 금융시장에 선반영됐다는 인식에도 힘이 실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 타결을 위한 '최종 단계(final stage)'에 와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농산물과 화학제품, 자동차 등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나 무역 제한 조치를 낮추는 것을 제안했고, 미국은 작년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 가운데 상당 부분 철회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달 후반 최종 합의를 위해 회동할 예정이다.

간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로 마감하고 유럽 증시도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그러나 뉴욕증시는 장 초반 강한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큰 폭의 하락세로 돌아섰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시모나 감바리니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대중국 관세가 완전히 없어져도 올해 글로벌 경제의 급격한 둔화를 막을 만할지 의심하기 시작했다"며 "이런 심리 때문에 안전 피난처 자산들에 수요가 몰렸다"고 말했다.

지난주 협상 타결 기대로 투자자들은 미 국채 같은 안전자산보다 주식으로 몰렸다. 그 결과 지난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9.9bp 올랐다.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 폭이다.

또 레인지 상단인 2.70%를 뚫어 5주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무역 협상 기대가 시장에 여러 번 반영됐다"며 "국채수익률이 지난주 매도 이후 추가로 더 오를 여지는 없다"고 지적했다.

나타식스의 조 라보르가나 이코노미스트는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곧 3%를 웃돌 것 같지는 않다"며 "수익률 곡선은 매우 평탄하고 인플레이션 기대는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경기 사이클상으로도 금리가 상승하기는 어렵다"며 "2.73% 수준인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3% 선을 다시 넘보더라도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R.W.프레스프리치의 래리 밀스테인 기관 트레이딩 대표는 "30년물은 3.12%, 10년 물은 2.75%가 또 다른 기술적 저항선"이라며 "국채수익률이 추가로 상승해 저항선 아래에서 안정될 경우, 그 선이 레인지 상단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 국채시장은 중국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에 주목하고 있다.

경제 성장률이 너무 빨리 꺾이는 것을 막으면서도 과도한 부채 수준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한 시진핑 주석의 정책 계획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지난 주말 그리스 신용등급을 2단계 올린 이후 10년 만기 그리스 국채수익률은 3.684%로, 2006년 이후 최저치 근처에서 움직였다.

무디스는 그리스 정부 개혁에 최근 진전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와중에 그리스는 2010년 이후 처음으로 10년 만기 국채를 발행한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69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973엔보다 0.283엔(0.25%)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42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643달러보다 0.00221달러(0.19%)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6.69엔을 기록, 전장 127.25엔보다 0.56엔(0.44%)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14% 오른 96.604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더 약한 달러를 보고 싶다는 바람을 다시 드러내고 연준 통화 정책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지만, 달러는 전반적으로 강세였다.

특히 이번 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유로화 약세가 두드러져 달러 강세를 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보수 진영 연례행사에서 "나도 강한 달러를 원하지만, 우리나라에 좋은 달러를 원하는 것이지, 너무 강해서 우리가 다른 나라들과 거래할 엄두도 못 낼 만큼 비싼 달러를 원하는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연준에 "금리를 올리기를 좋아하고 양적 긴축과 매우 강한 달러를 좋아하는 신사가 있다"며 제롬 파월 의장을 우회적으로 지목했다.

노무라의 빌랄 하피즈 G10 외환 전략가는 "지난해 파월 의장에 대한 공세가 강해지면서 연준 정책이 더 비둘기로 변했지만, 트럼프 발언만으로 달러를 끌어내리기는 충분하지 않다"며 "연준 정책 선회는 경제와 주식시장 약세에 대처한 것이지 다른 것 때문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환시장에 더 직접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은 무역 합의 영향권에 있는 통화"라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중국 위안화 약세를 제한하는 합의가 포함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위안화는 지난해 전반적인 이머징 마켓 매도세와 무역에 대한 우려로 달러 대비 5% 정도 하락했다. 이날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타결이 최종 단계에 도달했다는 보도에 0.07% 올랐다.

투기 세력들은 2월 중순 이후부터 달러 롱 베팅을 늘려왔고, 현재 4주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XM 닷컴의 모리오스 하드지키라아코스 투자 분석가는 "달러는 미 국채수익률 상승에 힘을 받았다"며 "국채수익률은 무역 낙관에 오르는데, 국채수익률이 오르면 금리 격차가 확대됨에 따라 달러의 캐리 매력을 더 높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달러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위치에 있다"며 "무역 긴장이 커지거나 줄 때 모두 상승할 수 있는 유일한 능력을 달러는 갖췄다"고 강조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주 9.9bp나 오른 뒤 이날 내렸다. 미국과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 격차는 257bp로, 올해 초의 240bp에서 확대됐다.

웨스턴 유니온의 조 마님보 선임 시장 분석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대한 긍정적인 보도가 나옴에 따라 공식 타결에 그리 멀지 않았다는 낙관론에 불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유로는 이번 주 유럽중앙은행(ECB)에서 특정 장기대출 프로그램(TLTRO) 형태의 역내 부양책이 추가로 발표될 수 있다는 예상 속에서 하락했다.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낙폭이 두드러지고 있다.

CMC 마켓츠의 마이클 휴손 수석 시장 분석가는 "부양책은 지난해 양적 완화 종료 결정이 실수였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다소 시기상조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크레디 아그리꼴의 발렌틴 마리노브 G10 외환 분석 대표는 "이번 주 ECB 회의 이전 너무 많은 비둘기파적인 예상이 가격에 반영됐다"며 "드라기 총재는 시장 예상을 뛰어넘기 어려울 것이어서 유로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79달러(1.4%) 상승한 56.5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산유국 감산 관련 정책과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일부 외신은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오는 6월 회의에서 감산 합의를 올해 말까지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OPEC에 대한 비판으로 감산 지속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생겼지만, 산유국에서는 감산이 지속할 것이란 언급이 꾸준히 나오는 중이다.

감산 의지를 의심받아온 러시아도 속도를 내겠다는 발언이 나왔다.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말에는 산유량이 지난해 10월보다 22만8천 배럴 줄어들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3월에는 감산 합의 이행 비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조만간 타결될 것이란 전망이 점차 강화되는 점도 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양국이 합의하더라도 세부 사항은 실망스러울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미국 12월 건설지출 부진 등으로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가 지속하는 점도 유가 상승을 제한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도 장 초반 무역협상 기대로 상승 출발했지만,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유가 비판 이후 주춤하기는 하지만, 원유 시장의 상승 기대는 여전한 것으로 평가했다.

ING는 보고서를 통해 "유가 상승의 많은 부분이 숏커버링 영향이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롱포지션이 구축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이는 시장 심리가 더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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