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임원 및 이사진 일정 조율이 어렵다", "해외 경영진 입국 일정 때문에"

주주총회 분산프로그램에도 상장 기업들이 각양각색의 이유로 주총 집중일에 회의를 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5일 주요 기업의 주주총회 집중일 개최 사유 공시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장소 대관이나 임원진 일정 조율 등과 함께 '감사보고서 수령 일정'을 주된 사유로 꼽았다.

증권선물위원회에 연결 재무제표를 제출해야 하는 일정과 외부 감사인의 회계 소요기간, 감사보고서 수령일정이 빠듯하다는 것이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을 보면 주주총회 4주 전에 연결 재무제표가, 6주 전에 별도 재무제표가 확정돼야 한다.

이후 외부 감사를 의뢰해 (연결) 감사보고서를 받는데다 주총 1주 전까지 받아야 해서 기간이 빠듯하다.

대부분의 코스닥 기업은 (연결) 감사보고서 수령을 사유로 기재하고 있다.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제때 제출하지 않아 상장폐지로 직결된 사례가 급증하면서 감사보고서에 대한 경계가 매우 커진 상태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기업의 경우 감사보고서 미제출을 사유로 한 상장폐지가 별로 없지만 코스닥시장은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

이 밖에도 코스닥기업의 주총 집중일 개최 사유는 더 다양하다.

일부 기업은 해외 행사 일정을 사유로 꼽기도 한다.

지난해 상장한 셀리버리는 증선위 재무제표(연결) 제출일자, 결산 이사회 일자,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보고서(연결) 예상 수령일자와 함께 고유사업 관련 해외 전시회 참여 및 고객사 미팅 일정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제이에스티나는 스위스 바젤 전시회 참가로 3월 22일 오후부터 26일까지 전시회 일정과 이사회 일정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스위스 바젤 전시회는 매년 개최되는 시계관련 세계 최고의 전시회로 당사는 매년 참가해 바이어들과 상담을 통하여 계약을 진행하고 있으며, 세계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에 임원들이 있는 기업은 주요 임원의 귀국 일정에 주총 날짜를 맞추기도 한다.

한국쉘석유는 해외 대주주인 로열더치 쉘 그룹(Royal Dutch Shell Group)과의 연결 결산 및 회계감사 등 결산 일정과 외국인 이사들의 국내 주총 참석 일정을 맞춰야 한다고 공시했다.

엑세스바이오도 미국법인으로 주주총회 개최를 위해 주요 경영진이 한국으로 입국해야 하는데 일정 조율 과정에서 주총 집중일에 개최한다고 사유를 냈다.

물론 유가증권시장 기업들이 감사보고서 수령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월22일 주총 개최 사유로 '결산 및 외부 감사인의 회계감사 소요기간과 원활한 주주총회 운영 준비'를 들었다.

이와 달리 현대자동차, 금호석유화학 등 유가증권시장의 대기업이나 대기업 계열사들은 '원활한 주주총회 운영'이라고 짧게 사유를 제출한다.

코스닥 기업의 다양한 사유와는 온도차가 있다.

재무제표 제출 기한과 감사보고서 수령 기한을 맞추려는 기업들이 3월말에 주주총회를 집중적으로 열면서 선택의 폭은 매우 좁다.

한 한국상장회사협의회 관계자는 "감사보고서의 경우 외부 회계법인에 맡겨서 진행하는데 주주총회 일정을 잡는다고 해서 그에 맞춰 달라고 할 수 없다"며 "한국 상장기업의 경우 주로 12월 결산법인이 많아 대부분 3월말까지 주주총회를 열어야 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상장회사협의회는 올해 주주총회 집중(예상)일로 3월22일, 28일, 29일을 지정한 후 80개사가 초과된 3월27일을 추가 지정했다.

syju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