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KB국민은행이 직원들의 디지털 혁신 참여 수준을 점검할 수 있는 디지털 지수 개발에 진척을 내지 못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디지털 지수 개발을 처음 언급했던 지난해 11월 이후 지금까지 구체적인 형태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지 못했다.

내부 관련 부서에서도 관련 사안은 보류한 상태로, 향후 진행 상황도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지수는 직원들의 디지털 혁신 참여 수준을 점검한다는 취지에서 개발하기로 했던 지수다.

이는 지난해 11월 허인 국민은행장이 디지털 전환 선포식을 통해 직접 제시한 4대 전략방향에 포함됐던 방안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19년 만의 파업까지 치달았던 국민은행 노사간 갈등이 영향을 미쳤다.

직원들의 디지털 혁신 참여를 독려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디지털 지수가 직원들의 또 다른 평가 지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직원 처우 개선을 놓고 임금단체협상이 이어지고 있던 가운데 또 다른 평가 지표가 될 수 있는 디지털 지수 개발에 적극 나서긴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수가 만들어지면 결론적으로는 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직원들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KPI로 여겨질 것"이라며 "이 때문에 겨우 노사갈등이 봉합된 지금은 담당부서에서 일단 '올스톱(All stop)'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지난해 10월 은행 중 가장 먼저 임단협을 시작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파업 끝에 지난 1월 합의에 이른 바 있다.

이 때문에 실제로 개발이 완료되더라도 직원들에게 적용할 방안과 관련해서는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영업점 업무 실적이나 교육 신청 이력 등 기준이 있기 때문에 평가 기준을 만드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노동강도 완화를 위해 KPI 개선 등이 이뤄지고 있는 분위기에서 직원들에게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아직까지 디지털 지수 개발과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일단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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