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지난해 농심의 영업현금창출력이 떨어졌다. 라면 시장에서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농심의 현금 당기순이익은 2천1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약 2% 감소했다.

현금 당기순이익은 영업활동에 투입된 운전자금을 고려하지 않은 현금창출액이다.

현금 당기순이익의 질(質)도 좋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감가상각비, 재고자산폐기손실, 외화환산손실, 지분법손실 등 현금유출이 없는 비용이 많은 탓이다.

실제 비현금 비용은 1천482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2% 증가했다.

이처럼 농심의 현금창출력이 떨어진 것은 라면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약화와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탓이다.

앞서 농심은 지난 2016년 12월 라면 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인상했다. 이에 따라 농심의 대표 제품인 신라면은 780원에서 830원으로 6.4% 올랐다.

반면 경쟁사인 오뚜기는 2008년 진라면 가격을 650원에서 750원으로 올린 후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있다. 오뚜기 진라면은 농심 신라면보다 80원 싸다.

이 때문에 농심은 매출 에누리 등을 확대해 가격 경쟁력을 키웠다. 매출 에누리는 판매장려금 등을 말한다. 총매출액에서 매출 에누리 등을 빼면 순매출액이 나온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매출 에누리는 간접적인 가격 인하"라며 "경쟁이 심화되고 물량 성장이 어려워지면서 납품가격 조정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농심의 매출 에누리가 증가했다는 것은 라면 시장에서 농심의 지배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실제 농심의 매출 에누리 등이 총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8.1%에서 지난해 10.0%로 상승했다.

매출 에누리와 매출원가 증가 등으로 농심의 매출총이익률은 하락했다. 실제 지난해 매출총이익률은 30.0%로 전년 대비 3.3%포인트 하락했다.

매출총이익률 하락의 영향 등으로 다른 수익성 지표도 악화됐다. 지난해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0%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매출액순이익률은 3.8%로 0.3%포인트 하락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난해 매출액 기준 농심의 시장점유율은 54%로 전년 대비 2.4%포인트 하락했다"며 "같은 기간 오뚜기 점유율은 24%로 0.8%포인트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점유율 10%에 불과했던 오뚜기의 점유율이 2018년 24%까지 상승했다"며 "농심이 최근 신제품 '해피라면'을 출시한 것도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해피라면 소비자가격은 개당 700원"이라며 "오뚜기 진라면(750원)보다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yg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