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황윤정 기자 = 올해 7월부터 금융권에 대한 주 52시간제가 정식 시행되는 가운데 자산운용업계도 대형사를 중심으로 속속 근무제 도입을 준비 중이다.

단, 운용사는 300인 미만 사업자가 대부분이다 보니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워라밸 양극화도 심화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52시간제 도입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했다.

아직 구체적인 도입 일정이 결정되지는 않았으나, 올해 중으로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지난해부터 시범 적용 기간을 거쳐 이번 달부터 52시간제를 정식 도입해 시행 중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미 지난해 52시간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됐다. 다만, 금융권의 경우 업종의 특성을 고려해 오는 7월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1년 유예됐다.

인력이 많고, 규모가 큰 증권사 중에서는 지난해 선제적으로 52시간 제도를 도입한 곳이 많았지만, 300인 미만 사업장인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도입에 적극적인 곳이 많지 않았다.

근로자가 300인 미만이면 금융권이라도 2020년부터 도입하면 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241개 운용사 가운데 300인 이상 사업자는 한화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3곳뿐이다.

KB자산운용은 아직 52시간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

300인 이하 사업장으로, KB운용은 오는 2020년까지 52시간제를 도입하면 된다는 게 KB운용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 밖에 전체 인력이 수명에서 수십명에 불과한 소규모 자산운용사의 경우 아직 적극적인 논의는 없는 상황이다. 인수·합병이나 대주주 교체 등의 이슈를 맞닥뜨린 운용사에서도 아직은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업계에서 52시간제가 도입되면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 퇴근이 일반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자산운용사에서 주식을 담당하는 부서는 그간 오전 7시~7시 30분 정도에 출근하도록 하는 곳이 많았다. 9시 개장 전에 회의하기 때문에 출근 시간도 타 부서에 비교해 이르다.

그러나 이번에 52시간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이들의 출근 시간도 8시로 늦춰질 전망이다. 일부 대형 운용사에서 주식 운용팀의 근무시간을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도입한 미래에셋운용도 오전 8시~오후 6시 근무시간을 적용 중이지만, 퇴근 시간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7월에 도입을 앞두고 직원들에게 바뀌는 제도를 설명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며 "하루 8시간을 넘는 추가 수당이 지급되나 최대한 초과근무를 지양하라는 것이 사용자 측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주주가 바뀌는 등 사내 분위기가 시끌시끌해 52시간 제도 도입을 논의할 여력이 없어 보인다"며 "업계 분위기에 따라 근무시간이 단축된다고 해도 유연근무제 등의 도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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