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금융투자협회가 증권사들의 신용융자이자율 조달·가산금리 공시를 시작한 지 약 두 달이 지난 가운데 증권사별 이자율 결정 기준이 다르다 보니 현장에서는 공시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의 가산금리는 기간과 관계없이 4.15%다. 지난달 초 가산금리는 6.55%로, 증권사 중 가장 높았으나 약 한 달 만에 2.4%포인트 인하한 셈이 됐다.

하지만, 투자자들 입장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TB투자증권 측은 공시 기준을 평균 금리로 바꾼 것일 뿐 이전과 달라진 것은 없다고 했다. 보수적으로 높은 금리를 금투협에 공시해오던 것을 지난달 중순경부터 고객 등급에 따른 평균 금리로 공시하면서 이자율 수준이 이전보다 낮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B투자증권은 신용융자이자율을 책정할 때 기간이 아닌, 고객 등급에 따라 다르게 책정하고 있다. 베이직 고객은 신용융자이자율 9.0%, 나이스 고객은 6.5%, 스마트 고객은 4.5%가 각각 적용된다.

KTB투자증권 공시 금리가 낮아지면서, 케이프투자증권의 가산금리가 6.3%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프투자증권도 기간과 관계없이 가산금리는 일정하게 6.3%를 적용하고 있다.

조달금리 2.2%에 가산금리를 더해 최종금리는 8.5%다.

반면, 금리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난 KB증권의 경우 기간을 기준으로 신용융자이자율을 책정하고 있다.

KB증권의 1~7일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의 가산금리는 2.18%다. 조달금리 2.12%와 합쳐 최종금리는 4.3%로 결정된다.

조달금리는 2.12%로 동일하지만, 기간이 길어지면 가산금리는 8~15일 4.38%, 16~30일 4.88%, 31~60일 5.38%로 상승해 최종금리가 점점 높아진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금융감독원과 금투협이 공동으로 만든 '금융투자회사의 대출금리 산정 모범규준'에 따라 신용융자이자율 가산금리 수준을 산정하고 있다.

모범규준에서는 가산금리를 유동성프리미엄, 신용프리미엄, 자본비용, 업무원가 등 제반 비용, 목표이익률, 가감조정 전결금리 등을 고려해 회사가 조달금리에 가산하는 금리라고 정의하고 있다.

다만, 증권사별로 신용융자이자율을 기간/고객 등급 등에 따라 나누는 기준이 다르다 보니 기간을 기준으로 일괄 공시했을 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투협의 신용융자이자율 가산금리 공시가 기간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보니, 고객 등급 등 기간 외 다른 기준으로 신용융자이자율을 결정하는 회사들은 공시된 금리가 왜곡돼 보이게 된다. 보수적으로 공시하면 너무 금리가 높아 보이기 때문에 일부러 가장 낮은 금리를 기준으로 공시하는 곳도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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