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목표치를 '범위'로 제시한 것은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정책 유연성을 확보하고 완만한 수준의 성장률 둔화를 포용하겠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전날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 업무보고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6~6.5%로 제시했다.

이는 성장률이 6% 아래로 떨어지면 실패로 인식되겠지만 6.5% 이상으로 높아지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의미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지난해 목표치는 '6.5% 정도'였고 실제 성장률은 6.6%로 집계돼 중국 정부가 완만한 수준의 둔화는 받아들이겠다는 의지 역시 드러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성장률 하단이 6%로 5.5%나 그보다 낮은 수준이 아니라는 점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성장률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은 용인하지 않겠다는 결단이 드러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더불어 성장률 상단이 6.5%인 것은 중국 정부가 성장률을 높이고자 전면적인 부양책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는 의미라고 이들은 말했다.

업무보고 작성에 참여한 국무원 연구실의 황쇼우홍 주임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다수의 불확실성에 직면했으며 모든 변화를 예측하기 힘들며 성장률 목표치는 유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소 6% 성장률은 중국이 충분한 고용을 창출하고 완만하게 번영한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2020년 목표를 달성하는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커창 총리가 총리 취임 후 성장률 목표치를 범위로 제시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이전에는 지난 1995년 당시 리펑 총리가 목표치를 범위로 제시했지만, 그때만 해도 중국은 세계 경제지도에서 '작은 점'에 불과했다.

리 총리의 전임자인 원자바오 전 총리는 2013년까지 10년간 중국 경제를 책임졌으며 중국의 경제짜르로 기억되는 주룽지 전 총리(1998년~2003년)는 항상 특정한 목표치를 선호했다.

UBP의 앤서니 챈 아시아 수석 투자전략가는 성장률 목표치를 범위로 제시한 것은 "정치적"인 것이라면서 "성장률 둔화에 유연성을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월 연설에서 '블랙스완'과 '회색 코뿔소'를 언급하며 불확실성을 강조한 바 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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