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중 무역분쟁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중국 기술기업 화웨이가 '유럽의 심장부'인 벨기에 브뤼셀에 사이버보안 센터를 설립하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의구심은 여전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화웨이는 이날 브뤼셀에서 사이버보안 실험실인 '사이버 시큐리티 센터'의 개소식을 가졌다.

이 행사는 화웨이의 5세대(5G) 통신 체계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미국의 주장에 대응해 보안에 문제가 없으며 통신정보를 중국 정부에 넘기는 일도 없을 것이라는 점을 내세우기 위해 마련됐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의 5G 체계를 도입할 경우 이용자의 정보가 중국 정부로 흘러 들어가 간첩 활동에 이용될 수 있다며 화웨이 장비를 배제해야 한다고 우방국들에 요청해왔다.

그런 면에서 이번 행사는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화웨이에 중요한 자리였지만 유럽 지도부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했다고 WSJ은 전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안두러스 안십 부위원장은 이날 화웨이의 후 켄 부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보안에 대한 합리적인 우려"를 나타냈다고 집행위는 밝혔다. 안십 부위원장은 EC 내에서 디지털 정책을 관리 및 감독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집행위 대변인에 따르면 안십 부위원장은 후 부회장과의 대화에서 "유럽연합(EU)은 열려 있고 EU의 규칙을 따르는 모든 시장 참가자에게 개방돼 있다"고 말했지만 동시에 "시장 개방성 측면에서 서로 호혜적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서방 기업들에 배타적인 중국의 시장 규제를 비판하는 말이다.

현재 유럽 집행위는 화웨이와 다른 중국 기술기업의 보안 우려를 어떻게 다룰지 고심하는 상황이다. 현재 검토하고 있는 방안이 시행되면 화웨이 장비는 유럽에서 판매가 중단될 수 있다.

유럽은 중국을 제외하면 화웨이에 최대 시장인 지역이다. 화웨이의 신규 사이버보안 센터도 그런 차원에서 브뤼셀의 EC 본부 인근에 자리 잡았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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