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지난해 서울 집값이 급등하는 과정에서 외지인의 수요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이들 외지인은 대부분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주민인 것으로 조사됐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주택 거래량은 26만4천278건으로 전년(28만1천181건)보다 6% 감소했다. 서울에 살지 않는 외지인 거래 비중은 21.3%로 지난 2006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았다.

월별로 보면 지난해 집값 상승세가 가팔랐던 연초와 비이성적 과열을 보였던 중순에 외지인의 거래 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모습을 보인다. 이 때문에 서울 집값의 급등 배경으로 외지인의 투기 수요가 한몫을 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김태환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주택가격 상승률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목적의 외지인 수요유입 가능성이 높고, 이러한 수요유입이 가격상승 원인이 될 수 있다"며 두 지표 간의 상관관계가 존재한다고 추정했다.

KB금융경영연구소가 2017년과 2018년 손바뀜이 일어난 서울 소재 건축물대장 66만여건을 분석한 결과, 서울 외에 거주하는 비중은 17.2%에서 20.5%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소유자가 같은 자치구에 거주하는 비중은 56.7%에서 52.1%로 낮아졌다.

외지인이라고 해도 비수도권 지역 거주자 비중(5.9%)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지방에서 원정을 와서 강남 투기에 나서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강남구만 보면 경기지역 거주자로 소유권이 바뀐 경우는 28.5%에 달했는데, 이 중에서 강남구와 가까운 성남시(27.2%), 용인시(17.7%) 거주자가 수위를 차지했다. 기타 광역시 거주자는 5.8%에 불과했다.

 

 

 

 

 

 

 





강남3구에서는 외지인 못지않게 인근의 서울 시내 다른 자치구 주민들도 거래에 활발하게 뛰어든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2년간 강남3구에서 주인이 바뀐 주택 17만호 중에서 집주인이 강남구에 거주하는 경우가 8.5%, 서초구 6.9%, 송파구 6.2% 순으로 조사됐다. 강남3구가 전체 21.7%를 차지한 셈이다.

김 연구위원은 "강남3구는 서울에서도 부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자산가를 중심으로 다른 자치구 주택 소유가 활발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타지에서 유입되는 수요는 투자 목적성이 강하고 시장 여건의 변화에 민감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앞으로 등기 정보나 실거래 자료 등에서 관련 정보공개를 확대해 외지인 수요의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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