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최근 롯데쇼핑의 신용 스프레드가 안정화 추세를 보이면서 자금조달 여건도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 스프레드는 무위험으로 인식되는 국고채 대비 개별기업의 회사채가 지니는 위험을 수치화한 지표다. 신용 스프레드가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금융시장에서 바라보는 해당 업체의 리스크도 줄고 있다는 의미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일 기준 롯데쇼핑의 3년물 신용 스프레드는 28.5bp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51bp 수준까지 벌어졌던 롯데쇼핑의 3년물 신용 스프레드는 올해 초 47bp까지 축소되더니 최근에는 28.5bp 수준까지 추가로 줄었다.

여전히 신용등급 전망에 '부정적' 꼬리표를 달고 있지만, 롯데쇼핑의 중국사업 구조조정작업이 마무리된 데 따라 투자자들의 우려도 일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말 2천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1조5천억원에 달하는 기관 수요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시 투자자들은 롯데쇼핑의 '부정적' 등급 전망에도 불구하고 중국사업 리스크가 해소된 점을 들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롯데쇼핑의 최근 상황은 같은 등급에 포진한 이마트와도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이마트의 전일 기준 3년물 신용 스프레드는 롯데쇼핑과 같은 28.5bp 정도다.

다만, 전문가들은 롯데쇼핑의 우호적인 자금조달 여건이 향후에도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국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의 불리한 영업환경이 지속됨에 따라 영업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어서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의 개별 이슈보다는 유통업 전반에 대한 비관적 평가가 늘고 있는 점이 향후 관련 업체들의 신용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쇼핑은 지난해 5천97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금융권의 예상치가 7천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컨센서스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던 롯데쇼핑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두고 '어닝쇼크'였다는 평가도 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향후 실적 반등에 대한 구체적인 시그널도 아직은 감지되지 않는 분위기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14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롯데쇼핑은 올해 7천6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대해 증권사 관계자는 "작년과 견주면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이는 기저효과가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적자 사업들의 정리가 완료돼도 지난 2016년 수준(영업이익 7천633억원)을 크게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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