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현대건설 회사채가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거래를 감췄다. 신규 발행된 채권도 손바뀜을 위한 매물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겉으로 무관심하게 보인 거래현황이 결국은 현대건설의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6일 연합인포맥스의 채권 유통장외시장 개별종목 매매내역(화면번호 4505)을 보면, 2월부터 전일까지 국내 장외시장에서 현대건설의 채권은 거래가 없었다.

지난 2013년 발행돼 내년 4월 만기를 맞는 만기 7년짜리 중장기물은 물론 최근 발행된 3년물 모두 장외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거래된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채권 중 거래량이 가장 많은 건설사는 SK건설로 집계됐다.

현대건설이 발행한 회사채는 모두 공모를 거쳐 상장됐다. 평소 거래가 원활하지만,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와 결과가 교차한 최근에는 사정이 달랐다.





설 연휴로 영업일이 적었다는 특성을 고려해도 신용등급이 높은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의 거래량이 지난달 유독 적다. 2월 내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로 건설주 거래가 늘어난 점과 대비된다.

뚜렷한 합의 결과가 나오지 않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시장이 잠잠하다.

이에 대해 시장참가자들은 남북 경제협력의 최대 수혜 건설사로 지목되는 현대건설 채권에 대한 무관심이 오히려 신뢰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진단했다. 현대건설이 남북경협의 선봉으로 인식돼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도 회사채 매물이 잠기는 역설적인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영업이익률이 탄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착공 등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가 꾸준한 상태"라며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호재가 추가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남북경협에서 이익을 볼 것이라는 인식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건설 채권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고 북미 이벤트로 실망해 채권을 처분한다는 투자자도 별로 없어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현대건설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달 26일, 3·5·7년으로 만기를 다양하게 3종목의 채권을 발행했다.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3천억원 규모의 회사채에 평균 4.8대 1의 경쟁률로 수요가 모였다. 현대건설 채권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는 방증이다.

다른 건설업체 회사채의 경우에는 지난달부터 전일까지 장외시장에서는 SK건설의 채권 거래가 가장 많았다. 한 달간 총 1천188억원이 거래됐다. SK건설 151-1부터 SK건설 157까지 다양한 종목이 연 3.3% 내외에서 오갔다. 이외 대림산업이 거래량 1천억원을 넘겼다.

한 자산운용사의 채권 관계자는 "채권금리가 당분간 크게 뛸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면 건설사의 회사채를 사려는 움직임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고 내다봤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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