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장기투자기관이 30년물 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데다 초장기물 공사채도 부지런히 매집하고 있어, 그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7일 장투기관의 초장기물 매집이 다음 주 50년물 입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며 초장기물 강세를 점쳤다.

연합인포맥스 투자 주체별 거래종합(화면번호 4565)과 일자별 신규종목 현황(화면번호 4204)에 따르면 보험사 등 장투기관은 지난달 19일 발행된 30년 만기 한국가스공사채 1천500억 원과 22일 발행된 30년 만기 한국도로공사채 1천300억 원 전액을 각각 전일 민평대비 2bp와 4bp 낮은 금리에 가져갔다.

지난 1월 29일만 해도 장투기관이 20년 만기 광물자원공사채 800억 원을 민평금리보다 7bp 높은 수준에 받아갔는데 한 달여 만에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표> 올해 보험사가 받아간 공사·공단채

종목명
발행일
만기일
발행액
(억원)
보험사
낙찰액
표면
금리
도로공사698 2019-02-222049-02-22 1,300 1,300 2.147
도로공사699 2019-02-272039-02-27 1,000 700 2.151
주택금융공사MBS2019-5(1-8)2019-02-222039-02-22 200 200 2.221
한국가스공사390 2019-02-192039-02-19 1,500 1,500 2.139
주택금융공사MBS2019-4(1-4)2019-02-152039-02-15 500 500 2.234
주택금융공사MBS2019-3(1-8)2019-01-292039-01-29 200 200 2.282
광물자원공사18-32019-01-292039-01-29 900 800 2.378
주택금융공사MBS2019-2(1-4)2019-01-112039-01-11 500 400 2.265




시장 참가자들은 초장기물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면서 보험사나 연기금 등이 채권 매집에 나선 것 같다고 추정했다.

이들은 또한 지난 몇 년 동안의 경험에서 보험사들이 하반기로 갈수록 공급 부족과 금리 메리트 하락으로 물량 채우기가 힘들었다는 것을 알고 일찌감치 움직이는 것으로 해석했다.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하반기에 금리가 더 내려갈 것으로 보는 보험사들이 꽤 있는 것 같다"며 "보험사들이 통상 느긋하게 물건을 채우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하반기 금리 하락을 예상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최근 1~2년간 적극적으로 대체투자에 나섰던 보험사들이 마땅한 물건이 없어 공사채로 넘어오는 느낌"이라며 "긴 물건을 담아 듀레이션 목표를 채우고 금리 잘 나오는 물건을 담아 수익목표를 달성하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최근 보험사의 매매 동향으로 미루어 볼 때 오는 15일로 예정된 국고채 50년물 발행도 흥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보험사들은 항상 채워야 하는 물량 보다 모자라게 채권을 담았지만, 초장기채 공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열심히 담는 것 같다"며 "이달 국고채 50년물 추가 입찰도 수요를 확인해 결정한 사안이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올해 국고채 발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3월과 9월은 국고채 50년물 수요가 있는 경우 추가 발행을 검토한다고 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결국 3월 입찰이 보험사들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 수요가 들어올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증권사의 채권 중개인은 "유통시장에서는 보험사 수요에 맞는 긴 물건을 구하기가 어려워 발행할 때 받아올 수밖에 없다"며 "오늘도 20~30년 만기 발전자회사채나 가스공사채 입찰이 있는데 수요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sska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