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이 14년 만에 경제연구원장을 내부 인사로 채운 배경과 향후 행보에 학계와 금융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경제연구원의 연구 독립성과 한은 조직강화 중에서 조직의 강화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내부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경제연구원이 그 역할마저도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달 신임 경제연구원장으로 신운 전 금융안정국장을 임명했다.

지난 2005년 이후 줄곧 외부 공모를 통해 경제연구원장을 선임했지만, 14년 만에 다시 내부 인사로 자리를 메웠다.

한은은 그동안 외부 공모로 경제연구원장을 발탁하고, 조사국과는 다른 중장기적 시계에서 차별화된 이론적·학술적 연구를 주문했었다.

경제연구원은 지난 2년 동안 '인구구조 고령화 영향과 정책과제','고용구조 변화와 정책과제','통화정책의 현재와 미래' 등을 주제로 연구를 수행하고, 논문 내용을 책으로 묶었다.

그동안 한국이 당면한 구조적인 문제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고용구조와 관련한 논문은 '고용 쇼크'와 맞물리면서 '히트'를 치기도 했다.

하지만 고용구조 관련 논문이 학계와 경제계 등에 포괄적인 관심을 받았던 게 오히려 독이 됐다는 평가도 있다.

논문의 특성상 한은 조직의 목소리보다 연구자의 목소리가 더 부각되는 측면이 있는데, 한은의 정책 기조와 결이 다를 경우 그 비난을 한은이 감당하는 게 부담스러웠다는 의미다.

금융시장에서는 경제연구원장이 내부 임명되면서 경제 현안에 대한 독립적이고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지 않겠냐고 우려했다.

한 학계 관계자는 "경제연구원장이 외부에서 오면 그만큼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연구를 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내부 인사는 조직의 목소리를 대변하려는 성향이 강할 것이다"며 "과거와 같은 연구를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은 안팎에서는 경제연구원을 내부 인사로 채운 이유로 조직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라고 풀이했다.

계약직이었던 경제연구원장을 정규직으로 메우면서 조직 융합이 수월해진 셈이다.

한은 역시 내부 보임 후 기대하는 바로 '조사국 등 관련 부서와 상호보완적, 유기적으로 협업함으로써 조사연구 업무의 시너지 창출'을 꼽기도 했다.

한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고용연구가 큰 관심을 받았던 게 오히려 한은에서는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며 "내부 인사를 임명함으로써 조직 융합을 시도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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