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주요 기업들이 처음으로 캥거루본드 발행에 나서고 있다. 캥거루본드란 외국기업이나 외국정부가 호주 시장에서 발행하는 호주달러 표시 채권을 뜻한다.

6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시드니모닝헤럴드 등에 따르면 호주의 초대형 퇴직연금인 '슈퍼애뉴에이션(superannuation)' 자금을 노리고 주요 기업들이 캥거루본드를 발행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맥도날드와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캥거루본드를 발행했다.

맥도날드는 만기가 다양한 채권 4종을 통해 총 14억 달러를 조달했다. 채권의 연간 이자율 범위는 3~3.8%였다.

GM의 금융 자회사인 GM파이낸셜은 지난달 4년 만기 캥거루본드를 통해 4억 달러를 차입했다.

웨스트팩에 따르면 GM이 발행한 채권의 상당수는 안전하고 신뢰할만한 투자처를 찾는 호주 자산운용사가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 5년물 역시 주로 호주 자산운용사가 받아갔다. 일부 아시아계 은행 및 자산운용사들은 맥도날드의 7.5년물과 10년물에 관심을 보였다.

외국 기업의 호주 자금시장 진출은 지난 수년간 꾸준히 늘었다. 이는 호주계 자산운용사들이 자국의 대규모 연금저축을 통해 운용할 여력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애플이 지난 2015~2016년에 걸쳐 총 3조6천억 달러 규모의 캥거루본드를 처음으로 발행했고, 그 뒤로 코카콜라, 보다폰, 인텔 등이 캥거루본드 발행에 동참했다.

호주 슈퍼애뉴에이션 규모는 현재 2조7천억 달러로 추산됐다. 이 퇴직연금은 호주 근로자의 95% 이상이 가입하고 있다. 사용자가 근로자 급여의 9% 이상을 의무적으로 기여, 적립해야 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강제성'에 기반을 둬 관련 규모가 급증했다.

특히, 최근에는 글로벌 중앙은행의 비둘기파적인 기조가 확대되며 맥도날드 등이 발행하는 캥거루본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

웨스트팩의 피터 블록 부채자본시장 전무는 "캥거루본드가 호주달러화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으며, 캥거루본드 시장이 성숙했기 때문에 기관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까지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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