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황치연 과학기술인공제회 기업투자실장은 지분투자(PE)와 대출펀드(PDF) 투자를 적정 수준으로 배분해 기업투자 때 발생하는 부정적 효과를 완화하고 리스크를 헤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황 실장은 8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업투자 등 대체투자를 급격히 늘리면 투자 초기 수익률이 저하되는 'J커브' 현상이 나타나는 등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낮은 해외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작업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북미와 유럽 지역 투자를 분산시키는 등 기존 포트폴리오와 시장 상황을 고려한 투자전략을 만들어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실장은 올해 기업투자시장 전망에 대해 "고용지표 등 국내 경제지표가 악화하고 있고, 반도체 등 국내 주력 기업의 실적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미·중 무역충돌,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으로 해외 쪽도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 사모펀드(PE) 분야에선 대기업의 비주력업종 매각, 중소기업 오너의 지분 현금화, 바이오 등 신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이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PE 펀드의 미투자 잔액 증가에 따른 경쟁격화는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벤처캐피털(VC) 부문에선 운용사(GP)들이 바이오와 헬스케어,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업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모태펀드와 연기금을 중심으로 펀드출자자(LP)들의 VC 투자도 확대될 것"이라며 "VC 유동성 증가와 PE의 시장 진입 등은 밸류에이션상 위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황 실장은 해외 PE 시장 현황과 관련해선 "라지캡 이상의 대형 바이아웃 펀드를 중심으로 결성 규모가 확대되고 미투자 잔액이 증가해 평균 벨류에이션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북미에선 벨류에이션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중소형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에, 유럽에선 브렉시트 등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독일과 북유럽 지역 전문 운용사가 제시하는 펀드에 투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PE 투자계획과 관련해 "이미 투자한 블라인드 펀드가 제공한 공동 투자 기회 등 국내외 프로젝트 펀드와 블라인드 펀드에 투자할 것"이라며 "투자 때 벨류에이션의 적정성, 투자구조의 안정성, 배당 여부, 현금창출 능력, 투자자금회수 용이성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 인수·합병(M&A) 시 재무적 투자자(FI)가 LP로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며 "더불어 국내 PE와 VC 블라인드 펀드에 대해 수시 및 정기출자를, 해외 블라인드 펀드는 수시출자를 고려 중이며, 운용실적이 우수한 신규 GP를 발굴하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실장은 "인수금융 투자에 있어 바이아웃 경험이 양호한 PE와 우량 전략적투자자(SI)가 인수하는 M&A 거래에도 참여할 것"이라며 "중순위 참여자의 증가에 따른 투자참여금액 및 기회 감소를 고려해 해외 PDF에 대한 지속적 투자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학기술인공제회의 기업투자 특징은 빠른 의사결정을 기반으로 지분투자와 인수금융을 적절히 투자해 J커브 효과를 완화하는 것이 장점"이라며 "PE보다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가 크고, 적은 금액으로 효율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VC에 분산 투자하는 것도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황 실장은 "투자 이후 투자자산에 대한 분기별 모니터링 자료를 작성하고 '주의' 이하 자산을 대상으로 실사를 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작년 말 기준 과학기술인공제회의 기업투자잔액은 전체 운용자산 5조5천700억 원의 22.6%에 해당하는 1조2천592억 원이다.

지역별로는 국내 투자 비중이 73%로, 해외 27%보다 높지만 향후 점진적으로 해외자산 비중을 늘릴 방침이다. 자산별 투자비중은 PE 57%, VC 15%, 인수금융·PDF 2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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