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8일 서울채권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부양책 언급 영향으로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미 국채금리가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2.6%대 중반까지 내려온 것도 매수에 힘을 보태는 재료다.

미 10년물 금리는 4.95bp 하락한 2.6411%, 2년물은 4.89bp 낮은 2.4713%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국제금융시장을 움직인 건 ECB의 정책 변화다.

ECB는 전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등 정책금리를 동결했지만, 새로운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Ⅲ)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TLTRO는 오는 9월부터 시작하고, 만기는 2년이다.

ECB는 제로 수준의 현재 기준금리를 올해 말까지 유지하겠다며, 지난번 올해 여름까지 유지하겠다고 언급한 데서 한 발 뒤로 물러났다.

또한 유로존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1%로 크게 하향 조정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 성장 전망 위험이 하락 쪽으로 기울었다"며 "불확실성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뉴욕증시는 하락했다. ECB의 유동성 공급이 호재로 작용할 만도 했지만,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과 미 경제지표 부진과 유로존 성장률 하향 조정 등이 가격에 부담이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0.23포인트(0.78%) 내린 25,473.23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채권시장은 매수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3월 들어 잠깐 숏 마인드가 살아나기도 했지만 이내 다시 매수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커졌다.

ECB의 비둘기파 스탠스는 금융시장이 예상했지만, 예상보다도 더 완화적이었던데다 미국 국채금리가 지난 1월 말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개인의 베팅은 빛을 발하게 됐다.

개인은 3년 국채선물을 3거래일 연속 대량으로 사들였다. 전 거래일도 4천 계약가량 순매수했다. 3일 동안 사들인 규모는 1만5천 계약가량이다.

이들은 이벤트를 앞두고 베팅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번에도 ECB 회의 전 대량으로 국채선물을 사들였고, 그 베팅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금리가 충분히 오르지 못한 채 다시 흘러내리면서 시장참가자들은 웃지도, 울지도 못하게 됐다.

1분기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대부분 기관은 포지션을 구축해 둔 상태다. 금리가 오르면 당장은 손실이 나게 된다.

그렇다고 현재 상황이 만족스러운 것도 아니다. 역캐리 부담을 지면서도 채권을 담을 수밖에 없어서다.

금리가 오른다면 역캐리를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올라왔어야 했지만, 이 또한 바램에 그쳤다.

시장참가자들은 당분간 수급과 대외변수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을 마지막으로 국고채 5년과 30년 지표물이 교체된다. 지표물 교체가 수급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뉴욕 차액결제 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33.55원에 최종 호가했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0.9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29.00원) 대비 5.50원 올랐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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