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한종화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8일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인상 시점 연기와 부양책 발표를 동시에 하면서 시장의 기대에 부응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최근 국내 채권시장의 강세 동력이 다소 약해졌는데 이날 재료를 어느 정도로 반영할지에 관심을 가졌다.

ECB는 3월 통화정책회의에서 모든 정책 금리를 동결하고 올해 말까지 현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가이던스를 변경했다.

또한, 새로운 장기대출 프로그램(TLTRO)도 오는 9월부터 시작해 2021년 3월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채권금리는 ECB의 정책 전환에 큰 폭 하락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4.95bp 하락한 2.6411%, 2년 만기 금리는 4.89bp 내린 2.4713%를 기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국내 금리가 그동안 강세 재료에 둔감하게 반응했지만, 예상보다 빠른 ECB의 정책 전환에 금리가 더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A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ECB의 통화정책 결과에 시장도 강해질 것 같다"며 "숏커버 세력도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주말에 나올 미국 고용지표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미 ECB 이슈로 미국 금리가 많이 내려 고용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B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ECB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완화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GDP를 1.1%로 낮춘 것이 가장 영향이 클 것"이라며 "한국 시장에도 다소 반응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하단이 막힌 만큼 금리가 어느 정도 레벨에 다다르면 이익 실현이 나올 수도 있다고 봤다.

C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ECB가 인상 시점 연기와 TLTRO 발표를 동시에 하면서 시장 기대를 넘어서는 결과를 내놓았다"며 "그동안 한국 금리 강세가 제한됐지만, 오늘은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는 국고 10년 기준 2.0%를 뚫으면 금리가 생각보다 더 하락할 수 있다"면서도 "한은의 인하 신호가 없어 1.95% 레벨에서는 이익 실현 욕구도 있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D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ECB의 완화 정책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예상했던바"라며 "강세 재료는 맞지만 한국은 레벨 부담 때문에 시장 강세가 크게 나타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독일 금리가 많이 하락했지만 최근 분위기상 한국 국채금리가 이를 다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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