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카드사와 현대자동차의 카드수수료 협상이 점점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금융당국과 관련 협회, 노조 등의 대립 양상이 악화되면서 현대차가 제시한 최종 마감 시한까지 양측의 대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와 수수료 협상을 벌이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전일 비씨카드에도 가맹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현대차는 이미 지난 3일 카드수수료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는 신한카드, 삼성카드 등 5개사에 오는 10일부터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비씨카드의 경우 애초 지난 1일부터 적용하려던 수수료 인상을 미루고 현대차와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가맹점 해지를 통보받았다.

다른 카드사들보다 통보를 늦게 받은 만큼 비씨카드는 오는 14일부터 가맹계약 해지된다.

비씨카드의 가맹계약이 해지되면 비씨카드 망을 상용하는 기업은행과 함께 대다수 지방은행 카드로 현대차를 살 수 없게 된다.

이미 해지를 통보받은 신한카드 등 주요 카드사와 우리카드 역시 사용하지 못하게 돼 사실상 카드를 이용한 자동차 구매가 중지된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양측의 대립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양측의 협상이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의 입장차가 커서 최종 결론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가맹점이 해지돼도 양측의 협상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대형카드사의 최고 경영자(CEO)는 "소비자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협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카드수수료에 대한 입장 차이가 큰 만큼 관련 업계의 대립 양상도 커지고 있다.

실제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최근 자동차업체와 신용카드사 간 수수료율 갈등과 관련해 자동차업계의 경영위기가 악화할 것이란 우려를 담은 의견서를 발표했다.

협회는 "카드사들의 수수료 수입은 자동차 구매 때 카드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며 증가하고 있다"며 "조달금리 하락과 연체비율 감소 등에 따라 수수료율 인상 요인이 없지만, 인상을 강행한 것은 자동차산업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대차의 지난해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이 1.4%에 그쳤고 한국GM은 4년간 3조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하는 등 업계의 경영실적이 악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여신금융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가 발표한 가맹점수수료체계 개편안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가맹점수수료의 역진성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방안"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이번 대형가맹점에 대한 카드사의 수수료 인상 조치는 영세ㆍ중소가맹점의 수수료 인하에 대한 카드업계의 수익 보전 방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카드사 노동조합 역시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요구한다"며 "집권 여당은 중소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일부 해소된 만큼 책임 있는 자세로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대형가맹점들이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카드사에 부당하게 낮은 수수료율을 요구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다만, 금융위원회의 경고에도 대형가맹점들의 반발이 심한 만큼 카드사들과 협상에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예기간과 해지 후라도 카드사들이 요청할 경우 수수료율 협상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협상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라며 "양측 모두 협상 장기화에 부담이 큰 만큼 마감 시간 전후로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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