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다음 주 국고채 5년과 30년의 지표물 교체를 앞두고 해당 종목의 대차잔고가 늘어나는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오는 10일 국고채 5년 지표물은 18-6호에서 19-1호로 바뀐다. 국고채 30년 지표물도 18-2호에서 19-2호로 교체된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8일 다음 주 지표물 교체가 있지만 이로 인한 수급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해당 종목의 대차잔고는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지만, 대차 상환이 갑작스레 발생해 시장 강세를 이끌 정도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연합인포맥스 채권대차거래(종목별)(화면번호 4560)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30년 현재 지표물인 18-2호의 대차잔고는 1조2천310억 원으로 발행된 채권의 5.3% 비율을 차지했다.

이는 올해 들어 해당 종목의 대차비율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차기 지표물인 19-2호의 대차잔고는 이번 주 국고 30년물 발행으로 전체 물량이 늘어나면서 대차비율이 줄었지만, 8.4% 수준으로 높다.

국고채 5년은 대차비율이 더 높다.

현 지표물인 18-6호의 대차비율은 전일 23.6%를, 차기 지표물인 19-1호의 대차비율은 37.1%를 나타냈다.

이론적으로 지표물 교체 전 대차 상환 수요로 해당 종목이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구 지표물은 장내 시장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유동성이 좋을 때 대차잔고를 해소하려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로는 대차정리 시한이 정해져 있지 않고 종목별 유동성이나 이표락 기간 등 여러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시장 참가자들은 대차 수요나 장기투자기관들의 초장기물 수요 등을 고려할 때 이들 종목의 물량 부족(스퀴즈)을 우려할 수도 있지만, 이번엔 입찰 후 옵션이나 이표락 등의 요인이 커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고 전했다.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국고 5년 대차가 많은 건 다음 주 입찰을 대비한 것 같다"며 "30년물도 대차가 원래 많은 종목이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지표화로 장내 거래가 된다고 해도 끝전 손해가 날 수 있다"며 "게다가 지표채권은 유동성 프리미엄에 직전 발행물 대비 강세를 보이는 경향도 있어 대차잔고 증가와 연결짓긴 어렵다"고 전했다.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30년물의 경우 입찰 후 비경쟁 인수물량 옵션을 염두에 두고 미리 대차매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발행량도 많아 딱히 수급이 꼬이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표물 교체 이슈도 있지만, 몇천 개씩 나오는 옵션이 있으니 차익 실현 욕구도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표락 등 시장의 기술적인 요인도 대차잔고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표락은 이자지급일에 채권의 이자 지급액만큼 하락하는 현상이다. 이표락 기간에는 채권을 빌려주거나 빌릴 수 없다.

이달 이자를 받는 채권들은 모두 이표락 현상이 발생한다.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5년과 30년 물건 모두 이달 이자를 지급하는 종목이다"며 "이표락 기간에는 채권을 대차할 수 없어 미리 빌려둔 대차잔고가 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이번 주 수요일과 목요일에 걸쳐 거의 모든 종목에서 대차가 많이 늘었다"며 "아직 수급 왜곡 등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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