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유럽중앙은행(ECB) 발 롱플레이와 중국 수출 지표 둔화 여파로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20원 상승한 1,136.20원에 마감했다.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등 ECB의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확인한 영향으로 개장하자마자 지난 1월 연고점을 갈아치웠고, 오후 들어 추가 상승했다.

이날 장중 고점은 1,136.90원까지 상승했고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11월 1일 종가인 1,138.10원 이후 처음으로 최고 수준에서 마감했다.

장중 발표된 중국 지표도 부진했다.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는 달러화 기준으로 2월 중국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7%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6% 감소보다 감소 폭이 컸다.

외국인 배당 시즌 속에 코스피가 엿새 연속 하락한 점도 달러 매수 심리를 키웠다.

이날 아시아 증시가 전반적으로 부진해 외국인들도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고 주식 매도 관련 역송금 수요도 관측됐다.

◇ 11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131.00∼1,139.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미국의 비농업 고용 지표 결과를 주시하면서 추가적인 리스크오프 재료가 더해질 경우 1,130원대를 상향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A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ECB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달러 강세에 이어, 장중 중국 2월 수출 둔화 요인이 더해졌다"며 "미국 고용지표 개선 기대도 있어 1,130원대가 유지되면서 네고 물량과 공방을 벌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B 은행 딜러는 "비농업 고용지표가 중요해 보인다"며 "지금 이슈가 경기 둔화 우려인 가운데 유로존 전망치가 대폭 하향 조정됐고 중국 지표도 좋지 않은데 비농업 고용지표까지 부진할 경우 리스크오프가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네고 물량이 많이 나왔음에도 역외 매수가 워낙 강했다"며 "시장이 불안하니 역송금 물량도 나오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C 은행의 딜러는 "갭업 시작할 경우 장대 양봉이 나올 것"이라며 "이제 1,130원 아래는 못 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 마지막 호가를 반영해 전 거래일 대비 5.00원 오른 1,134.00원에서 출발했다.

연고점에서 출발한 후 꾸준히 1,130원대 지지됐다.

장 초반 수출업체 네고 물량에 다소 밀리는 듯했으나 오후 들어 추가로 상승 폭을 키웠고 장중 고점을 1,136.90원까지 높이기도 했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134.0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장중 추격 매수가 붙으면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100만 달러 이상 거래됐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111억8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1% 내린 2,137.44, 코스닥은 0.12% 내린 735.97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751억 원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19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1.036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23.17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2027달러, 달러 인덱스(G10)는 97.484를 나타냈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6.7282위안이었다.

위안-원 직거래 환율은 1위안당 168.84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68.14원, 고점은 168.90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86억 1천만 위안이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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