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8일 유럽발 경제 우려와 부진한 중국 수출지표에 중국 본토 증시가 급락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대비 136.56포인트(4.40%) 하락한 2,969.86에 마감했다.

상하이증시는 지난해 10월 11일 이후 5개월래 최대폭으로 하락하면서 8주 연속 이어가던 상승세에 마침표를 찍었다.

상하이증시의 8주 연속 상승은 2015년 이후 최장기록이다.

선전종합지수는 63.25포인트(3.79%) 내린 1,605.28에 거래를 마쳤다.

상하이증시는 하락 출발 후 내림세를 유지했고, 선전증시는 이날 하락 출발 후 잠시 반등했으나 곧 낙폭을 키우며 하락 마감했다.

이날 중국증시는 천연자원주, 소재주 등을 중심으로 크게 하락했다.

페트로차이나와 중국 석유화학은 각각 3.53%, 3.78% 밀렸고, 상하이증시 상장 보산철강은 5.14% 내렸다.

유럽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부진한 중국 수출지표까지 발표되면서 투자심리가 냉각시켰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

또 ECB는 당초 올여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올해 말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TLTRO 도입계획도 밝혔다.

ECB가 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을 뿐 아니라 여러 비둘기파적 정책도 시장참가자들이 글로벌 경기 둔화의 징조로 받아들이면서 투자심리가 타격을 입었다.

중국 화웨이가 전일 미국 정부의 자사 제품 사용금지가 위헌이라며 미국 정부를 대상으로 소장을 제출하면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협상 긴장감도 커졌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자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겨냥한 미국의 조치에 대해 정치적인 억압이라며 불만을 표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8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 회견에서 화웨이를 겨냥한 미국의 조치는 "계획적이면서도 정치적인 억압"이라면서 "우리는 중국 기업과 공민의 정당한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적극적으로 했다"고 밝혔다.

오후에는 중국이 부진한 수출지표를 내놓으면서 중국증시 낙폭을 키웠다.

이날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가 발표한 2월 수출은 달러화 기준으로 같은 기간보다 20.7% 줄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6% 감소보다 감소폭이 컸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줄리안 에반스 프릿차드 선임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무역지표는 계절적인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실망스러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의 2월 수출 성적은 글로벌 수요 냉각뿐 아니라 국내수요 부진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유럽발 경제 우려와 부진한 중국 지표에 일본, 한국 등 주요 아시아 증시가 전반적으로 내림세를 보인 것도 증시에 부담이 됐다.

한편 중국 최대 증권사인 중신증권이 최근 급등세를 보인 인민보험그룹(PICC) A주에 대해 과대평가됐다면 이례적인 '매도' 보고서를 낸 것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중신증권은 올해 PICC 목표가를 7일 마감가 12.83위안보다 한참 낮은 4.71~5.38위안으로 제시하면서 내년에 50% 이상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하이증시에서는 장중 10%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역외 위안화는 전반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4시 27분 현재 역외 달러-위안은 전장대비 0.01% 하락한 6.7340위안을 기록 중이다.

달러-위안 환율의 하락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올랐다는 의미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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