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이번 주(11~1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30원대에서 지지력을 보이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영향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이후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까지 부진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환시에 불안 심리가 커져서다.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인 지난 8일 1,136.90원까지 오르면서 연고점을 경신했다.

상단에는 이렇다 할 저항선이 보이지 않고 있다.

주봉 기준으로 200일 이평선인 1,133원까지 웃돈만큼 달러-원 환율이 1,140원대를 향해 본격적으로 상승 장을 맞이할 여건이 충분히 마련된 셈이다.

달러화 자체가 경제 지표 부진으로 약세를 보이더라도 장중엔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 속에 아시아 통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달러-원도 1,130원대에서 추가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 美 '나 홀로 호황'도 옛말…고용까지 부진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환시의 주요 이슈를 '경기 둔화 우려'로 꼽는다.

유로존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가운데 그간 나홀로 호황을 이어가던 미국 경기까지 꺽일 조짐을 보이고 있어 달러 롱포지션이 구축되고 있다.

미국의 2월 비농업 신규고용은 2만 명(계절조정치) 증가했다.

이는 2017년 9월 이후 가장 적은 수치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 18만 명 증가에 크게 미치지 못한 수치다.

지난 2개월 동안 고용 성장세 요인이 됐던 날씨 관련 요인이 사라진 가운데 금융 여건도 좋지 않아 일할 사람을 찾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월 실업률은 3.8%로 지난 1월 4.0%에서 하락했고, 월가 예상치 3.9%도 밑돌았다.

시간당 임금은 0.4% 증가해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1년 전보다는 3.4% 상승해 2009년 4월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주 발표되는 1월 소매판매와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도가 쏠리는 가운데 물가 관련 지표까지 부진할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비둘기파적 스탠스는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현지시각으로 10일 저녁 CBS의 방송 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한다. 11일에도 연설을 할 예정이다.

◇ 끝나지 않은 미중 협상 기대…급해진 중국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최종 타결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이 쏠린 가운데 중국의 무역 성적표는 매우 부진했다.

지난주 발표된 중국의 2월 수출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7% 줄었다.

2016년 2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2월 수입도 1년 전보다 5.2% 줄어 석 달 연속 감소했다.

상하이종합지수도 지표 부진에 폭락했고 아시아 증시도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유로존과 중국에 이어 미국까지 경기 둔화 행진에 가세하면서 달러-원 환율이 1,140원대를 향해 상승 모멘텀을 맞이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수급상 수출업체들은 다소 느긋해지고 수입업체 결제 물량이 급히 나올 수 있다.

여기에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 또한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주 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3월 말 방미 일정을 취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시 주석이 4월 초 미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지난달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성향 상 미중 정상회담 또한 결렬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장중 발표될 미중 무역협상 일정과 관련한 뉴스에 따라 시장 심리가 흔들릴 수 있다.

◇ 국내외 경제ㆍ금융 이벤트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국제통화기금(IMF) 연례협의 미션단을 접견하고 12일 국무회의에 참석한다. 14일에는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 참석한다.

기재부는 13일 2월 고용동향을 발표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비통방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한다.

한은은 12일 2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자료를 내고 13일 1월 중 통화 및 유동성, 2월 중 금융 시장 동향을 낸다. 15일에는 2월 수출입물가지수가 발표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0일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11일 연설에 나선다.

11일 1월 소매판매와 12월 기업재고, 2월 고용추세지수 등이 발표된다.

12일에는 2월 CPI가 발표되고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가 연설할 예정이다.

13일에는 1월 내구재수주와 건설지출,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

14일에는 1월 신규주택판매, 2월 수출입물가지표가 나온다.

이날 발표 예정이던 2월 소매판매와 1월 기업재고는 발표가 연기됐다.

15일에는 3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와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2월 산업생산 등이 나온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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