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1일 미국의 2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가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지만, 금리의 추가 하락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가 심리적 하단에 가까워지면서 강세를 활용해 차익 실현하려는 욕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2월 비농업 부문 신규고용은 2만 명(계절 조정치)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17년 9월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지난 1월 약 31만 명 증가에 한참 밑돌았고 이달 시장 예상치인 18만 명 증가에도 못 미쳤다.

다만, 실업률은 3.8%로 1월의 4.0%보다 하락했고, 시장 예상보다도 낮았다. 2월 시간당 임금 증가율도 전년 대비 3.4%로 높아졌다.

지난 1월 고용이 급증했던 가운데 계절적 요인 등으로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지만, 성장률 둔화와 물가 압력이 동시에 진행되는 불길한 징조로 해석하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미국 채권 금리는 고용 부진과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 증가에 하락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0.81bp 하락한 2.6330%, 2년 만기 금리는 0.42bp 내린 2.4671%를 나타냈다.

시장참가자들은 중국과 유럽 지표 부진에 이어 미국 고용까지 부진하게 나오면서 경기 둔화에 대한 시장의 확신을 강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권사의 한 채권 중개인은 "당분간 금리 변동성은 줄어든 가운데 기준금리가 다시 내려가는 인하기의 신호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많다"며 "미국 고용 부진과 ECB 부양책, 중국 지표 부진 등으로 국내 금리도 하락 출발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연이은 롱 재료에도 금리 하락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미국 시장 반응은 주식도 장 막판에 반등하는 등 크지 않았다"며 "국내도 오늘은 지난주 강세 되돌림이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국고 10년을 기준으로 심리적 하단이 1.95%인데 이 정도까지 금리가 내려오면 이익 실현 욕구가 강해질 것 같다"며 "고용 쇼크에도 둔감한 모습이라 소매지표나 물가 지표에도 예민하게 반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국고채 10년 금리는 지난주 1.973%로 마감하며 연저점에서 불과 3bp 정도 떨어져 있다.

또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재료는 글로벌 경기 불안으로 흐르고 있지만, 레벨 부담에 강세는 제한될 것이다"며 "주요국의 통화정책도 좀 더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여 시장은 좀 더 지켜볼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국고 3년 기준 1.75% 부근에서도 횡보장이 계속된다면 오히려 금리는 급하게 하단을 뚫고 내릴 가능성도 있다"며 "당장 시장이 할 수 있는 게 없는 장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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