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은행권이 디지털과 투자은행(IB) 전문가들을 사외이사로 속속 선임하고 있다.

과거 관계와 학계 인사들을 주로 사외이사로 선임하던 데서 변화해 디지털과 IB 강화라는 은행권의 숙제를 푸는 데 사외이사들의 전문성을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이윤재 전 대통령 재정경제비서관(전 코레이 대표)과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허용학 퍼스트브리지스트래티지 대표(전 홍콩금융관리국 대체투자 대표),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최종 추천했다.

이 중 이윤재 대표와 변양호 고문은 토종 사모펀드(PEF)의 시각에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행정고시 11회로 공직에 입문한 경제관료 출신으로, 신한금융의 전략적 투자자(SI)인 IMM 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추천한 인사다.

변 고문 역시 행시 19회로 재정경제부(옛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까지 지낸, 재경부 출신 엘리트 관료 중에서도 금융 분야에서는 내로라하는 인물이다.

첫 토종 PEF인 보고펀드를 설립해 운영하며 실전에서도 많은 경험을 쌓았다.

허용학 대표는 홍콩금융관리국(HKMA)에서 대체투자 부문을 6년 넘게 이끌 당시 조셉 배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최고운영책임자(COO), 김수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아태 대표 등과 함께 아시아 PEF 시장의 거물로 평가된 인물이다.

신한금융은 이들 신임 사외이사가 신한금융이 글로벌 IB로 발돋움하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IB 전문가와 함께 디지털 관련 경력을 보유한 사외이사를 추천했다.

우리은행은 정찬형 전 포스코기술투자 대표, 김준호 전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실장, 박수만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등 3명을 신규 선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정찬형 전 대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오래 몸담아 온 투자 전문가로 운용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 꼽힌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을 떠나서는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기술투자의 대표로 벤처투자를 맡아왔다.

김준호 전 실장은 행시 28회로 공직에 입문한 관료 출신으로 우정사업본부 인터넷정책과장·정보화기반과장,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융합정책실장 등을 역임하며 디지털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KEB하나은행도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IB 업무 경험이 있는 이명섭 전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과 디지털 관련 경력을 보유한 김태영 필립스아시아태평양 전략사업부문 전 대표를 선임했다.

이명섭 전 원장은 한화증권에서 경영지원본부 전무와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며 IB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다.

김태영 전 대표는 1982년 필립스전자에 입사해 1994년 필립스메디컬시스템 북미법인, 1996년 필립스전자 부사장, 2006년 필립스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한 디지털 전문가다.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이처럼 IB와 디지털 전문가들은 사외이사로 영업했지만, 기존 사외이사 교체폭은 여전히 작은 수준이었다.

일부는 임기가 다 된 사외이사의 연임을 결정하고, 사외이사 정원을 늘리는 모습도 보였다.

KB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와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은행의 사외이사는 총 44명이다.

이 중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는 27명으로, 4명만 이번 주주총회에서 교체된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정원을 각각 기존 10명과 7명에서 11명과 8명으로 1명씩 늘렸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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