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국내 보험시장이 성장세 둔화에 직면하면서 외국계 보험사의 철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2년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과 PCA생명(현 미래에셋생명) 등이 매각된 점도 외국계 보험사 인수·합병(M&A) 가능성을 키웠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트라이프생명과 동양생명에 대한 매각설이 나오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1천26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1.4% 급감했다.

금리 및 주가 변동으로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전입액이 늘면서 당기순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메트라이프의 변액보험 자산은 10조원 규모로 외국계 생보사 가운데 가장 크며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뒤를 이어 미래에셋생명과 어깨를 견주고 있다.

그러나 강점을 보이는 변액보험에서 신계약 실적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작년 11월 말 기준 변액보험 초회 수입보험료는 97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절반가량 줄었다.

실적 악화와 함께 주요 판매채널인 전속설계사를 줄이고 자회사 판매채널에 힘을 실은 점도 매각설에 힘을 보탰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달 독립법인대리점(GA)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에 본부 체제를 도입해 서울, 서부, 영남, 한울 등 4개 본부와 28개 지점으로 재편성했다.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는 설립 2년 만에 재적인원 600명이 육박하는 대형 GA로 성장했다.

그러나 메트라이프생명은 전속설계사 성장을 유지하면서 GA 채널을 확대하는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한국 메트라이프생명은 그룹 내에서 이익 기여도가 상당히 높은 곳"이라며 "IFRS17 도입 후에 오히려 강점이 돋보일 수 있는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메트라이프생명의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은 267.83%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크게 웃돌았다.

동양생명의 경우 대주주인 안방보험에 대한 중국 정부의 위탁경영이 연장되면서 매각설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2월 중국 정부는 안방보험의 경영권을 한시적으로 인수해 10조원 규모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등 경영정상화 과정을 밟았다. 특히 해외 자산 매각 등의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어 동양생명의 매물화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국 정부의 위탁경영 이후 유상증자도 진행되지 않아 동양생명이 채권 발행으로 직접 자본확충에 나서기도 했다.

동양생명은 RBC비율 관리를 위해 작년 9월 1천억원 규모에 이어 올해 1원 2천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또한 저축성 보험 판매를 줄이면서 동양생명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54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1.2% 크게 감소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금융지주가 비은행 부문을 키우기 위해 보험사 등에 관심을 두는 등 인수 후보자들이 있다 보니 괜찮은 매물로 꼽히는 보험사에 대한 매각설이 계속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외국계 생보사의 경우 높은 RBC비율을 유지하는 등 IFRS17 도입 이후 강점이 더 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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