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홍콩의 중앙은행 격인 홍콩금융관리국(HKMA)이 자국통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약 8개월 만에 개입에 나섰다.

홍콩금융관리국은 8일 런던과 뉴욕 거래시간 동안 약 15억700만 홍콩달러(약 1억9천200만 미국 달러·한화 2천179억 원) 규모의 홍콩달러 매수·미국 달러 매도 개입을 단행했다고 9일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홍콩금융관리국은 홍콩달러 매수·미국 달러 매도에 나선 것은 지난해 8월 말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12일 기준 홍콩 은행권의 총 유동성은 746억200만 홍콩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달러-홍콩달러 환율이 페그제 상단인 7.85홍콩달러 수준에서 거래되자 개입을 단행했다. 달러-홍콩달러 환율이 오르면 홍콩달러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하워드 리 부총재는 "연말 이후 홍콩과 미국간 금리차가 현저하게 확대되고 있다. 은행권 자금 수요 감소에 따른 홍콩 은행간 금리가 하락한 것이 주 원인"이라며 자국통화 매수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홍콩달러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하고 대출 수요가 약화된 데다 대규모 기업공개(IPO)가 부족했다. 여기에다 작년 미국 연방준비제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미국 달러금리 상승 등으로 홍콩과 미국간 금리차가 확대됐다"고 전했다.

리 부총재는 특히 최근 수 개월간 1개월물 금리차가 150bp를 웃돌았고 익일물 금리차는 150~200bp 수준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홍콩과 미국 금리가 계속 큰 격차를 나타낸다면 캐리 트레이드 거래로 홍콩달러가 당분간 약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홍콩달러 매수 개입이 "다시 시작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캐리 트레이드가 홍콩달러 가치를 계속 누른다면 추가 개입이 이뤄질 것이라는 의미로 분석된다.





<달러-홍콩달러 환율 추이>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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