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국채 시장이 1998년 말의 금리 하락기와 유사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존 론스키 무디스 캐피털 마켓츠 리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7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 국채 시장이 글로벌 경기 둔화에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단행했던 1998년 말과 유사하다며 10년물 국채금리가 여름까지 2.5%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국채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10년물 국채금리는 2.6%까지 내려온 상태다. 작년 10월 3.2%까지 올랐던 것에 비교하면 0.6%포인트가량이 낮아진 것이다.

론스키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 성장률 둔화 우려가 국채금리에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지금의 상황이 1998년 말의 금리 하락기와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1998년 말 호황을 누리던 미국 경제는 당시 신흥시장 위기로 글로벌 경기 하강 위험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그해 금리를 인하해 위기 대응에 나섰다.

1998년 8월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는 5.50%에서 그해 11월까지 4.75%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1998년 6월 평균 5.50%에서 1998년 12월 4.65%까지 하락했다.

론스키는 다만 당시와 구별되는 점은 미국의 실질 GDP 성장률이 1998년 하반기에는 4.5%를 웃돌았고, 지금은 이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론스키는 1998년 말의 장단기 금리 하락은 미국의 경제 활동이 이례적으로 강한 상황에서 나타나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1998년 하반기 미국의 실업률은 평균 4.5%였으며, 시간당 전년 대비 임금 상승률은 3.9%, 실질 GDP 분기 상승률은 연율로 5.9%에 달했다.

미국의 성장률은 1998년에 연율 4.5%를 기록한 후 1999년에 4.8%로 상승했다.

과거에도 지금처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미국의 발목을 잡았다.

론스키는 당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전 세계 나머지 국가들의 성장률이 1997년 3.9%에서 1998년 2.1%로 크게 하향 추정되면서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1%로 하향하고, 소비자물가지수 전망치도 1.6%에서 1.2%로 내렸다.

이에 따라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2016년 10월 이후 최저치인 0.06%까지 하락했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동반 하락했다.

현재 미국의 경제 상황도 좋지만은 않다.

낮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무역적자는 악화하고 있고, 역내 소비지출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판매와 주택 판매 둔화세도 경기 악화 신호를 보여주고 있다.

론스키는 역내 경제 활동이 추세를 웃돌더라도 글로벌 불확실성 고조로 미국 벤치마크 금리는 낮아질 수 있다며 1998년 말 낮은 실업률과 빠른 미국의 경제 성장에도 미국 금리가 하락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론스키는 1998년 연준의 금리 인하는 둔화하는 세계 경제를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1999년 미국의 실질 GDP 성장률이 4.8%로 올라가면서 나머지 전 세계 성장률도 3.3%로 회복됐다는 설명이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1998년 12월 4.65%(월평균)에서 바닥을 친 후 이듬해 연준이 금리 인상을 재개한 6월에 평균 5.90%로 올랐다. 1999년 11월까지 연방기금금리는 5.50%로 인상됐다.







<미 10년물 국채금리와 연방기금금리 30년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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