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중국이 채권 매입과 같은 양적 완화 정책을 꺼내리라는 전망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이 보도했다.

자본유출 위험으로 정책금리를 쉽게 인하할 수 없는 가운데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채권 발행 증가로 장기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기 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이강 인민은행장은 전국인민대표대회 기자회견에서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인하할 여지가 남아있지만 예전보다 여지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인민은행은 경제 둔화를 막기 위해 작년부터 지준율을 다섯 차례 인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본 시장전문가 도시마 이쓰오 도시마&어소시에이츠 대표는 니혼게이자신문 기고에서 중국 지준율에 대한 변화의 흐름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도시마 대표는 또 다른 금융완화 정책인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서도 인민은행이 신중한 자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

금리를 내리면 중국에서 자본 유출이 재차 가속화할 위험이 있어서다.

직접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는 비난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고, 금리를 낮춰도 경기침체 국면에서는 자금 수요가 급증하기 어렵다는 점도 금리 인하에 신중한 이유로 꼽힌다.

한편 중국은 은행을 통하지 않고 자금을 융통하는 그림자금융(Shodow Banking)이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이 되고있는 현상에 메스를 들이대고 있다.

이와 같은 '구조개혁'은 민간기업의 상당한 고통을 불러일으켜 세간에서는 국유기업이 우선시되고 민간기업 구제는 뒷전으로 밀려있다는 불만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중국 당국이 그림자금융 규제를 강화하면 자전거조업(외부 자금조달을 계속 하지 않으면 경영이 불안해지는 상태를 비유하는 말)을 하는 민간기업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커진다.

이에 따라 중국이 경기부양책 가운데 하나로 양적 완화를 도입할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며, 중국 언론이 해당 가능성을 보도한 이후 상하이 증시에서도 기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도시마 대표는 전했다.

인민은행 관계자는 해당 가능성을 부인했지만, 도시마 대표는 향후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 발맞춘 국채발행 증가로 금리 상승 압력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지난 7일자에서 인민은행 관계자들이 연준의 양적 완화와 비슷한 조치를 도입할 필요성을 부인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이를 고려하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단기금리는 완화 사이클이 끝나가던 지난 2016년 말보다 낮지만 5년물 국채 금리는 약 0.7%포인트 높은 상황이고, 중앙 및 지방정부의 채권발행이 올해 급증할 것으로 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인민은행이 연준의 양적 완화와 비슷한 조치를 꺼낼지, 꺼낸다면 어떻게 실행할지가 향후 시장에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도시마 대표는 여전히 불확실한 미중 무역협상 결과에 따라 양적완 화가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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